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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클럽에 가다



어젯밤에는, 휴가를 나온 연극부 선배와 함께 술을 마시고 홍대 앞 클럽에 놀러 갔었습니다. 작년

봄즈음에 한 번 가 봤었으니, 클럽에 가기 위해 홍대쪽을 찾은 것도 근 일년이 다 되어가는 일이지요.


약간 술이 들어간 채로 가서 그런지, 의외로 쉽게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춤추면서도 혹시

나 인천양아치 분위기 내지 않게 흠칫흠칫해가면서 말이죠.


한참 춤을 추다가 약간 지쳐서 내 자리가 아닌 곳에 앉아 선배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두분이 있었는데, 두분 다 키가 190이 넘는 분들이라 보는것만으로도 아주 역동적인 느낌이 물씬

물씬 나는 풍경이었습니다.) 갑자기 옆에 있던 알지도 못 하는 여자가 손을 덥썩 잡는 것이었습니다.


또 어디서 본 건 있어 가지고, 아, 이거 이 여자가 지금 마약을 파려나 보다, 하고 헛된 망상을 하고

있는 사이 그 여자는 손을 더듬더듬 잡으면서 팔찌를 끼워주기 시작했습니다. 뭔 의미인지는 당최

알 수가 없었지요. 다 끼워주고 나서는 끌고 나가더니 나중에 보자는 건지, 지금 어딜 가자는 건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만 늘어 놓다가 결국에는 오늘은 남자친구랑 왔으니 다음에 이 근처에

서 보자는 말만 남기고 슥 가버렸습니다. 촌놈만 뒤에 남아 벙찐 얼굴로 상황파악하느라 바빴지요.

결국엔,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는 상황이어서  팔찌 하나 공짜로 생긴 게 어디냐라고 생각을 하고

다시 들어가 춤을 췄습니다.



홍대쪽 클럽은, 갈때마다 뭔가 이벤트가 하나씩은 있어서 즐거운 느낌입니다. 지난 번 클럽을 첮았을

때에는 몸매가 참 조실한 흑인여자한테 그 야광봉 쓰는 법을 강습받으며 친구를 하기로 했었는데, 아

주 재미있었지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한참을 놀다 오면, 살면서도 어깨에 힘이 많이 빠져서 좋고. 연극이 끝나고

나면 종종 찾을 생각입니다. 혼자서 말이죠.


혼자서. 혼자서 재미있게 노는 사람 진짜 멋있지 않나요.



같이 있는 사진은 강타 2집 자켓사진이 아니라 예의 I.N.K.의 일원인 신승호군입니다. 왠지 제목과

어울리는 사진인 것 같아 마음대로 도용했습니다. 본인도 좋아하는 사진 같으니까 뭐 딱히 혼날 것

같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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