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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7

코끼리





지인이 인도에서 보내준 메일을 보고, 엉뚱하게 코끼리 생각이 났다.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코끼리는

일정을 북인도 내에서 마치면서 결국 보지 못 하고 이후로 시험때마다 그림이나 끄적거리며 만족하

던 것인데, 요번엔 디자인을 잘 해서 철사로 코끼리를 만들어볼까 하고. 완성되면 찍어서 올리도록

하자. 예전에 철사로 귀걸이걸이개용 장식품을 만들었던 적이 있는데, 사진으로 남겨두지 않아 무척

아쉽다.


연암 박지원은 '열하일기'에서 따로이 한 장을 할애해 처음 코끼리를 본 충격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데, 어릴 때부터 TV등을 통해 접해 와 연암이 느꼈을 강도만큼의 충격을 경험할 수 없는 것은 조금

아쉽다. 외계생명체나 그들이 사육하는 동물(혹은 생물)들을 보게 된다면 꼭 기록으로 남겨두자.


고양이과 동물들의 무늬라든지, 독나비의 색이라든지, 당장에는 이색적일지 몰라도 알고 보면 자연

환경에 적응한 논리적 결과들에 비해, 하마나 기린 등을 대하고 보면, 뭐랄까, 이것저것 만들면서

이미 만든 다른 것들과는 달라야 한다는 작가의식에 고뇌했던 창조주의 존재가 느껴진다. 코끼리는

개중에서도 내게 일종의 경외심까지 불러 일으키는 대상으로, 전혀 어울리지 않고 실용적이지도

않은 그 부위들의 조합이, 그 거대한 부조화와 어리석음이 아름답게까지 느껴지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코끼리 그림은 '어린이용 정글북'의 코끼리와 아즈망가 대왕의 작가의 최신작 '요츠

바랑'에서 요츠바가 동물원에 간 에피소드에 나오는 코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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