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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춘향 애도문.

방명록에서 누군가의 글에 답으로 달아둔 글을 읽으신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요사이 '다리

찢기'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 연극에는 연출을 비롯하여 스탭, 배우 등 여러가지 방면

에 졸업생 및 고학번 선배님들이 대거 참여하십니다. 덕분에 선진 기술등을 많이 전수받고 있는데

요, 예전에 하던, 달리기에 이은 PT체조등 근력키우기 일색이었던 체력훈련에서 벗어나 주로 신체

의 유연성에 포인트가 맞추어진 단련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 몸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어야

무대위에서의 연기에 거침이 없어진다는 것은 연기의 세계에서 단순하고도 위대한 진리이지요.

그러다 보니 상체 굽혀 땅바닥에 손대기나 다리 벌리고 엉거주춤 앉아 양어깨 굽히기 등의 여러가지

훈련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연성 신장에 있어서 과정과 결과 모두의 꽃이라면 역시

다리찢기!


졸업하고 배우가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유연성 신장이라는 것이 일상생활에나 신체건강에도

매우 유익한 일일 것 같아 나름대로 열심히 훈련에 참여하고, 집에 와서도 선배들이 일러준대로

이리저리 낑낑대 보고 있습니다. 삼일정도 했는데, 약간 더 찢어진 것 같기도 하고...


왜 갑자기 하고 싶어졌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살아 오면서 이정도로 강렬하게 이루어 내겠다는 욕

구를 지녔던 일들은 모두 이루었던 영예로운 경험에 발맞추어 이것도 해내고 말겠습니다.


성춘향양이 나처럼 연습을 했더라면 수청을 거부해도 마음이 편하였을 터인데.  


...돈많고 위세좋으신 여사또가 '네 이놈, 수청을 들어라'라고 하시면, 으으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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