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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이것도 언젠가는 기억의 하나로 날아가겠지

속해 있는 연세대학교의 인문학부 1반에서는 근래에 있었던 한 선배의 후배에 대한 폭행사건이 초유

의 관심을 끌고 있다. 초유의 관심이라는 단어가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일을 오락거리로

전락시키는 듯 하여 다른 단어를 한참동안 궁리해 보았으나 그 사태와 관련한 익게에서의 작태들에

대해 장문의 글을 쓰고 난 뒤라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점점, 말의 무게가 느껴진다. 한마디 한마디를 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만큼 자라나는 느낌이고, 그만

큼 자라는게 싫은 느낌이다. 언젠가, 그래도 선배는 생각한 걸 소신있게 말하는 편이잖아요라는 말

을 들은 적이 있다. 몇번씩이나 고쳐서 순하게 올린 글을 읽고 나서 하는 그 말에, 점점 더 한 몸의

안위를 생각하는 자신이 불쌍하고 그런 글마저도 용기 있는 글로 보아준 후배도 불쌍했다.


말에 소신을 가지려면, 몸가짐이 발라야 한다. 몸가짐이 바르려면, 생활이 바로 서야 한다. 그것들

에 대한 인식이, 점점 더 말을 아끼게 한다. 생활을 바로 세워 떳떳이 말을 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문득 '생활의 발견'의 명대사가 생각난다. 우리, 사람은 못 되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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