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04

연세 대동제







바로 얼마 전에 있었던 축제였다. 옷을 보면 알듯이 별로 일을 하려고 간 것도 아니었었는데 어느

새 정신을 차려보니 메인 쿡이 되어 있어 깜짝 놀랐다. 단언하건대 입학 이후로 반행사에 가장 열심

히 참여했다 말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얻게 된 수확인데, 뭐랄까, 이 축제에서 나는 드디어 하나의

흐름을 발견했다. 기대하던 대학교 축제의 모습이 아니라 실망하는 후배들을 2002년, 2003년에 많이

보아왔는데, 그 실망 이후에 그들이 스스로의 문화적 경험을 위해 실제적 행동을 취하는 일은 본 적

이 없었다. 그런데 올해의 신입생인 04학번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스스로 경험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

며 개인주의도 끝내 하나의 대안을 찾아가는가, 하고 복잡한 감정에 빠졌다. 개인주의에 관해 생각하

는 것만으로도 일기가 며칠치일테니 자세히 언급하지는 말자. 아무튼 거기에서 나는 약간 희망적

인 하나의 싹을 보았다. 물론 몇몇은 그 선배들이 그리했듯이 시위하듯 일을 해 대었고 몇몇은 당장

의 재미에 눈이 팔려 일하는 동기들을 외면했지만 그것도 하나의 경험이 되었으리라 본다.


이제는 선배님이신 정아는 하필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모습이 찍혔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윤주와 혜미의 일하는 모습을 보고 성실이란 언제나 보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덕목 중의 하나라는 것

을 다시 확인하였다. 슬기는 바닷가에 내놓기도 무서운 내애끼라고 생각했는데 이 날 하루 전부치기

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는 것을 보고 역시 예쁜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야 하는 것인가, 하고 되뇌

었다. 축제 당일날도 누차 이야기했지만, 아들 둘을 낳으면 하나는 혜미한테 장가보내고 하나는 슬

기한테 장가보내야겠다. 그러나 목표는 딸둘에 아들 하나라 경합은 불가피하게 되었다.


앞의 아카라카 사진과 이 사진은 영인이의 홈피에서. 영인이도 축제날 총무로서 아주 일 똑 부러지

게 해 줬다.


덕분에 즐거웠다. 아직도 내가 연세에서 이정도의 감흥을 가져갈 수 있다니, 부끄럽고 감사했다.

'일기장 > 20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울림조 출범식  (1) 2004.05.28
아카라카  (1) 2004.05.28
새로운 시작  (3) 2004.05.27
팝아트 하나  (2) 2004.05.26
일기  (2) 2004.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