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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블루스 비트

어제, 드디어 1주일 내내 밤낮으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던 스폰서가 끝났습니다. 뗀 스폰서들 정리

하는 일도 남았고, 팜플렛 디자인에 글들 받아 정리해 넣는 일도 남았지만 일단 배우들이 발로 뛰며

밤늦게까지 고생하는 일은 끝나 기획으로서, 같은 배우로서 너무 기분이 좋아 아주 조금의 술에 기분

좋게 취해 버렸습니다. 단 한 사람의 예외없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대학 와서 처음으로 맞는 순간. 취하면 안 돼, 취하면 안 돼, 가 아니라 취하면 취하는

거지, 하고 자유롭게 마시는 순간.


새벽에 들어와 나는 꿈을 꾸었습니다. 첫사랑의 꿈을 꾸는 것은 그러고 보니 오랜만입니다. 다시 만

나던 그 때. 이 여자는 사귀어야만 하겠다라고 생각했던, 지금까지 인생에 세번도 없었던 순간. 영

화처럼 주위는 멈추어 버리고 눈속에는 온통 요즘에도 가끔 그리는 그 얼굴이 함빡 들어차 있어 가

슴이 찌-잉했습니다. 누군가가 꿈에 선물로 보내준거구나, 라는 생각을 꿈속에서도 하고 있었습니다.

잠을 깨고 나면 오래 전의 추억으로 돌아갈 거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그 얼굴을 보고 있는 순간이

너무도 좋았습니다.



최대호,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당신도 잘 살고 있길 바래요. 그렇게 같은 각도의 길로, 다시는 만나

지 말고, 이렇게 기억으로만 가끔 만나 돌아봅시다.  


아. 난 참 행복하게 살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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