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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5

부대로 복귀하기 바로 전에.






아는 사람은 건너건너 다리로 알고 있겠지만, 오늘로 지금의 정인을 만난지 2년이 되었다. 마침 추석

특박이 날짜를 맞춰서 떨어지는 덕에 강남의 좋은 카페와 식당을 찾아 시간을 보내 봤다.


한사람을 오래, 비교적 큰소리 없이 만나게 되는 건 큰 복이다. 더욱이 어떤 사람도 반년이상 관계

를 지속하지 못 하여 스스로의 인격에 의문을 갖게 된 처지에는 더욱 그렇다.


언제나 그렇게 말해 왔다. 하루를 만난 사람이라도, 내 삶을 변화시켰을 테니 잊을 수 없다, 라고.


그건 거짓말이다. 그렇게 소중하다던 사람들의 생일, 기념일, 전화번호, 그리고 가끔은 목소리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나는 쉬 기억해 낼 수가 없다. 나는 정염의 최대호. 분명히 그 언젠가의 나도 부둥

켜 안고 사랑의 말을 속삭였겠지만, 이제의 나는 다만 상상으로 갈음할 뿐 기억으로 불러낼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그건, 헛되이 살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은 나의 욕심일 뿐이었다.


그러니, 모르게 된 거지. 그때에도 나는 영원히 잊지 못 할 추억의 한가운데라고 생각했으니까.


다만, 믿고 싶은 것이다. 함께 손잡고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 편하고 즐거운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아무튼 최대호 3년차, 이렇게 시작.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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