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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2

벌써 일년



오늘 아침에는 등교를 하다가  전전 여자친구와 전 여자친구가 약 십여미터 차이로 나란히 걸어가

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다니는 학교는 통행로가 길쭉하니 하나

라서 옆으로 빠진다거나 돌아서 간다거나 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채플시간전에 만나기로 한 사람

과의 약속에 늦기도 했고, 어쩐지 천천히 걷다가는 슥 돌아보는 눈길에 움찔할 것 같아서 눈 딱

감고 뛰어 버렸는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다들 걷는데 혼자 뛴 것이 더 튄 것 같았다는....

게다가 걷는 모냥이나 뛰는 모양이 그리 바른 편이 아니어서, 멀리서 보고도 쉽게 식별이 가능한

축이라고 하던 주위의 충고도 생각나고. 여하튼 여러모로 그다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한 주의 출발

이었습니다. 세번째 씨씨는 운명같은 여자를 만나도 못 해 먹을 노릇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요사이는 이렇게, 아, 벌써 그렇게 지나버렸나, 하고 추억을 더듬어 보게 만드는 것이 이어집니다.  

이 사진도, 작년 여름에 찍었던 사진. 엇 이 사진은 뭐지 하고 꺼내어 들었던 또 다른 사진은 IMF터

지기 전에 떠나서 인천에선 유일하게 제주도로 수학여행 갔던 5년(으어...)전의 사진. 바로 전 여자

친구를 처음 좋아하기 시작할 무렵도 일년 전 이 즈음. 선배랍시고 작년 연고전은 이랬단다 말해주

는 것도 어느새 일년이 지났음을 말해주는 한장의 추억.


(...매일 생활을 같이 하고 있는 연극부 사람들은 저 '한장의 추억'이라는 말에 아주 질린 모양입니

다.  그렇지만 추억밖에는 먹고 살 것이 없어요...)


아, 당최 글의 흐름도 없지만, 요새 제가 그렇습니다. 가을 심하게 타고 있지요. 쓰면 쓸수록 싱숭

생숭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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