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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2

명예훼손 신고를 당했다.

 

 

 

 

 

1. 포털 '다음'으로부터,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이 티스토리 블로그의 한 게시물에 관해 명예훼손 신고가 접수되었

 

으며 절차에 따라 접근이 차단되었다는 메일을 받았다. 나는 이러한 일이 닥쳐온다면 처음으로 문제가 될 일기

 

는 아마도 '화첩' 카테고리의 쥐 그림일 것이라고 늘 생각해 왔는데, 의외로 '독서일지' 카테고리에서 문제가 생

 

겼다. 해당 게시물은 김상구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 사무처장의 <믿음이 왜 돈이 되는가>의 독후감이었다. 주소

 

http://chleogh.tistory.com/1452  으로 현재는 열람할 수 없다. 작성자인 나도 확인할 수 없다. 안내에 의하면, 불필

 

요한 분쟁을 피하고 싶을 경우 '삭제'는 할 수 있다고 한다.

 

 

 

 

 

2. '포털 '다음'에서 안내하는, 명예훼손 신고에 따른 절차는 다음과 같다.

 

 

" 명예훼손은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기재하더라도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또는 평가를 저하시키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이 성립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내용에 근거해 '게시물 복원 신청'을 하였다. (신청을 한 뒤 신청 사유를 그대로 복사하여 여기에 붙이려고 했

 

는데 신청하고 나니 그 내용이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자동으로 삭제되었다.) 주장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 김 소장의 책은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소수자를 감싸는 대다수의 종교 단체가 아니라, 제도와 법규의 미비

 

함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부동산 매매, 근거 없는 세금 미납 등의 행위를 자행하는 특정 종교단체 일반에 관해

 

다루고 있다. 따라서 이 내용이 '사람'과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

 

 

둘. 위와 같은 사실을 적시하는 것은 관련자, 혹은 해당 법인의 도덕적 각성을 촉구하는 한편 여타의 선량한 종

 

교단체들이 받고 있는 누명을 씻어주는 것이므로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서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

 

다.

 

 

셋. 글을 쓴 '나'는 종교인/비종교인과 같은 특정한 입장에서 책에 접근한 것이 아니고, 내용을 소개하는 편으

 

로 지은이의 감정적인 어투와 유기적이지 못한 문단 구성 등을 비판하는 등 대체로 공정한 '독후감'을 쓰위해

 

노력하였다.

 

 

 

 

 

3,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작성자인 나도 해당 게시물을 읽어볼 수 없게 되어 있었지만, 어쨌든 종교단체가 얽

 

힌 글을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 조심해 가며 어렵게 썼던 글이라 몇 달 뒤인 지금에도 그

 

대강의 내용이 기억에 남아있어 다행이었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상대방의 주장을 공박할 자료가 없으므로 피

 

눈물을 삼키며 삭제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이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 쪽의 일방적인 신고로 인해 논란

 

에 오른 글에 대해 방문자나 독자의 접근을 막는 것 자체도 합리적인 조치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데 작성자조차

 

다시 확인해 볼 수 없다?

 

 

 

 

 

4. 신고를 마친 몇 분 뒤 포털 '다음'으로부터 회신이 왔다. 게시물의 심의는 '다음'이 하는 것이 아니고 2-3주

 

간에 걸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심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복원이냐 삭제냐가 결정된다고 한다. 방송통신심

 

의위원회. 그 이름을 접한 지금, 내 마음의 반은 포기, 반은 새끼를 잃은 절망감이다. 결과를 지켜봐 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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