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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8

대학원 첫 수강신청

대학원의 첫 수강신청 날이었다. 석사학위 수료조건은 총 30학점으로, 대부분 9, 6, 9, 6 학점으로

나누어 수강한다고들 한다. 한 학기에 세 과목이나 두 과목이라는 것인데, 첫 학기이고 하니 적응

할 겸 해서 두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나의 질문에 한 선배는 두 과목을 듣든 세 과

목을 듣든 어차피 일주일에 두세 번 밤새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세 과목을 듣는 것이 좋겠다고 충고

해 주었다. 다음은 2008년 1학기 수강과목 목록이다.


스물두살에 '공부'를 평생의 진로 중 하나로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던 허경진 선생

님의 '해외한국전적자료조사'. 대학원 수업은 이름만 가지고는 도저히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들은 바

있지만, 이 수업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그저 선생님의 방목만을 믿고 선

택하는 것이다.

설성경 선생님의 '판소리 연구'. 홍길동전과 춘향전의 해석에 새로운 시각을 제의하셨던 학부에서

의 수업은 사실 그 내용에 공감하기 어려웠고, 판소리라는 주제 또한 국문학의 파생 장르들 중 가장

관심이 적다고 할 수 있어 수강편람을 보았을 때부터 일찌감치 배제해 두었던 터였다. 하지만 대학원

에서의 수업은 좀 다르다는 평도 있고 올 해 정년퇴임을 하시게 되어 아마도 이 수업이 마지막이

되실 것 같아 대가의 가시는 길에 함께 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여 신청하였다.

작년 2학기 몇 달동안을 옆구리에 끼고 살았던 '한국야담문학의 현단계'의 저자이신 정명기 선생님의

'문헌설화 연구'. 설화와 야담 문학의 원형성에 큰 흥미를 갖게 된 터이고, 외부 초빙 강사의 수업은

어떤 면이 다를까 궁금하기도 하여 신청해 보았다.


외부의 기대에 부응해야 했던 이제까지와 달리, 온전히 내 의지로 택한 첫 학기의 첫 수업. 두근두근

하다. 몇 달 후에 이 글을 씁쓸한 얼굴로 보고 있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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