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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대단하다






어느 시기를 지배하는 무언가가 있다. 단어, 개념, 인물, 사상, 혹은 TV프로. 열댓개의 무언가가 머릿

속에서 새 자리를 차고 앉고 언젠가 추억의 문을 열고 다시 등장할 때까지 아쉬운 작별을 하기도

하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로 2년여만에 찾은 어느 분의 홈페이지에서 요새 생각하는 것들 중 무려 두개를

발견하다. 회전목마와, 아르누보. 회전목마는 누군가에게 그려주고 싶은 사물이어서 움직임을 관찰

하는 중이었고, 아르누보는 제대 후 일기를 꾸려갈 몇가지 아이템 중에 '아는 척 하고 있지만 실은

모르는, 어디선가 들어 본 그 단어'(가제)시리즈의 첫 번째 소재로 점찍어 놓고 있던 탓이다.

벨 에포크와 아르누보, 자차와 대인, 비과세저축, 효爻 등등,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지만 사실은 몰랐

소, 하고 깨끗이 인정하고서는 다 같이 공부해 보자는 야심찬 기획이었고 그 첫번째를 장식할 것이

바로 아르누보였는데 회전목마 사진을 보고 벅찬 눈에 아르누보의 상징같은 그림이 갑작스레 꽂혀

오니 정녕 무릎꿇고 반성할 수 밖에. 똑같은 카메라와 손가락 다섯개를 가지고 하늘 아래 이런 사진

을 찍는 사람도 있는데 넌 이게 무엇이냐.


아무튼, 대단하다. 근래 본 시각영상물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런 사진을 찍어 올릴 수

있다면 한 두어달 정도는 사진을 못 올려도 만족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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