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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3

늘봄 고시원

 

 

 

 

 

 

 

근처에 일이 있어 갔다가 스무 살에 처음으로 혼자 살이를 시작했던 고시원에 들러 보았다. 10년이 훌쩍 넘었는

 

데도 고시원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무척 쓸쓸했던 재수 생활을 추억하고 등 따신 지금에 비교하며 행복

 

하기에는 고마운 일이지만, 십 년이 지나도록 고시원에 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다는 것을 생각해

 

면 씁쓸하다. 딱히 잘난 척 할 것도 없이, 나부터가 고시원의 감옥 같은 방에서 벗어난 것이 3년도 안 된다.

 

 

 

고시원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전자 자물쇠가 달려 있어 안에까지 들어가볼 수는 없었다. 들어갈 수 있었다 하더

 

라도 마음에 준비를 하지 않고 간 차에는 아마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이 아래로, 그 시절에 있었던 몇 가지의 일들을 몇 차례고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하였는데, 스스로도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고생이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을 줄줄이 쓰고 있는 것이 유난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기

 

억하다 보니 그 때의 심정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마음이 어지럽기도 하고 해서 모두 그만 두었다.

 

 

 

아무려나, 좋은 날에 좋은 사람과 다시 찾을 수 있었으니 좋은 것 아닌가.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야 즐겁든 슬프

 

든 추억은 많은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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