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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근황

설이라 24시간 특박을 받고 집에 왔어. 말인즉슨 내일 아침에는 다시 복귀해서 근무를 해야 한다는

것. 작년 설 특박 때도 똑같은 일이 있었기에 얘들아 예전에는 글쎄 이런 일이 다 있었단다 하고 후

임들에게 웃으면서 이야기했었는데 설마 또 이럴 줄은 몰랐지. 그나마 내년에는 민간인이니 다행이

랄까.


여러 어른들을 만나고, 잠시 후에는 입대를 앞두고 있는 남기상 26세를 만나러 갈 예정.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났더니 별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피곤해져 버렸어. 덕분에 간만에 올라온 여러 방명록

들에도 건성건성 대답하고 말았지. 미안. 나중에 또 길게 달게.


요새, 라고는 하지만 근 1-2년 동안, 나이 또래의 사람들과 전화해서 즐거운 일이 별로 없는 것 같

아. 점점 더 화제는 무거워져만 가고. 그것도 예전처럼 치기어린 젊음으로 괜한 책임을 갈망하던

근거없는 한숨이 아니라, 아무리 잊고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해도 결국에는 그리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가장 중요한 이야기들이니까, 한숨을 쉬면서도 그저 묵묵히 묵묵히 가는 수 밖에.


이제 군생활은 230일대. 6월 이후로는 내키는대로 행동해도 그리 제재할 사람이 없는지라 실제로는

너댓달만 때우면 된다는 거지. 시간도 잘 가고. 그렇지만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에 잠이 쉽게 오지 않

을 때가 있어. 나이를 먹는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아. 아니, 나이를 먹는 건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지만 나이답게 사는 게 힘들다가 맞는 말이겠지.



또, 금방 다녀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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