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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4

근황






어쩐지 빠른 요즘이었다. 할 일이 있어도, 아무 일이 없어서 누워 있어도 시간은 주룩주룩 풀려 나가

어느새 나의 스물네살은 두달을 채워간다. 하는 일이 없어도 마음이 느긋한 것을 보면 올해는 아무래

도 놀아야 하는 때인가 싶다.


삼년간의 대학생활로 멀어져 있었던, 가장 오랜 친구들의 일상에 들어가는 중인 한 때. 과외수업중

문득 들춰 본 대여섯권의 연극 팜플렛들, 그 안에 내가 연출로, 기획의 이름으로 적어 놓은 글에는

예외없이 INK Family란 이름이 들어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대학생활에 치여 우정에 그다지 성실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 그 믿음을 회복하는 이 근자의 날들이 즐겁다.


오늘은 시간이 많고 하여 얼마전 다녀왔던 삼척의 여행기를 써 보려고 한다. 사진으로 장난을 치는

데에 맛을 들인 요즘이라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재미난 사진이 많이 나와 어떻게 뻥을 쳐볼까 궁리

를 많이 했었다. 록키 산맥에 다녀왔다라는 뻥과 화성(火星)에 다녀왔다는 뻥이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지만 결국 그냥 있었던 일 그대로를 적기로 했다. 뻥치시네 놀이야 언제든 또 할 수 있는거고,

이번 여행이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던 차라 일단은 기억으로 남겨두고 나서 장난을 쳐도 치자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요새 뻥치시네 놀이를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주위에 꽤 있어서

좀 자제해야겠다는 인식을 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누워있으면 문자가 띡 온다. '어-ㄹ, 뉴욕도

갔다왔네. 좋겠는데?'


죄송합니다.


아무튼, 삼척여행기, 시작. 사진에서 들고 있는 장난감은 인천 CGV내의 장난감 가게 'In the forest'

에서 구입한 페꼬짱 등불. 페꼬짱이라고 하면 모르실 분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 왜 캬라멜이나 사탕

봉지같은 데에 그려진 맛있따 혀낼름 소녀, 그 아이가 페꼬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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