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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7

극화 작업을 하고 있다








3월 초에 무악극장으로 올라갈 연극과 인생 제 27회 정기공연에서 연출을 맡게 되었다. 연극을 할

것인지 안 할 것인지를 결정한 것은 11월 중 인도에서, 연출을 해 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의를 받은

것은 12월 초쯤, 연출을 맡게 된 것이 12월 중하순의 일이니 그야말로 부랴부랴 극화를 하게 된 것

이다. 기왕에 알고 있던 작품들 중 입대 전 인상깊게 읽었던 것들을 도서관에서 다시 찾아 보았는데

시간이 지난 탓인지 그 때만큼의 감흥을 불러 일으키기 어려웠다. 군생활 중 끄적댄 것들은 마무리를

짓지도 못했거니와 아직 세상에 내놓기도 어렵고 하여 크라바트에 이어 또 극화를 시도해 보기로

한 것이다. (크라바트를 관람했던 한 연극과 인생 선배는 지나친 시도를 하지 말고 있는 것으로 해

보라는 말을 완곡하게 건네셨다.)


영화인 원작을 연극으로 옮기는 것도 쉽지 않지만 어떻게 하면 그 안에서 배우들이 더 즐거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흐름을 느끼게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면 머리가 터질 지경

이라 나는 자주 찬 바람을 쐰다. 그런다고 딱히 능률이 올라간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지

금의 이 두통이 얼마나 간절히 원해 왔던 것인지를 일깨우기에는 충분하다.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다시 스케치북 앞에 앉아 얼개를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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