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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백오십일 남았다. 비번이라 하루 종일 자거나 뒹굴대며 음악을 듣는 오늘이 지나면 백사십구일.

백일쯤 되면, 좀 보이겠지. 참, 지겹다. 물론 돈 많이 주는 데가 최고겠지만, 어느 정도는 하고 싶은

일이 반영된 직장을 찾아야겠다고 몇번씩 생각한다. 하기 싫은데 해야만 하는 일을 하루 종일 붙잡

고 있는 건, 참 사람을 늙게 만드는 일이다.


요새 제일 하고 싶은 건,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거나 저녁 때 만나 사람을 먹거나 (사람을 만나

저녁을 먹거나 였는데, 큰일났다.) 하는 거야 뭘 하든 어차피 할 것들이니까, 그 외에 가장 주된 생활

로서 가장 하고 싶은 건, 하루종일 피아노 연습을 하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눈 앞에 있는

악보를 따라가며 내 손가락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때로는 그저 흥을 위해, 때로는 멜로디

라는 것이 우주의 진리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을 절감하면서,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

끼고 싶다. 내가, 이 소리를 만들고 있다고.


끄적이다가, 전화를 하다가 철렁철렁 느낀다. 말과 글이 줄어도 한참 줄었다. 돌아가서 노력하지

않으면, 재미없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아무튼 인도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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