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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8월 3일 (D-54)

드디어, 경비계에서 전역증을 위한 주민등록 초본과 증명사진 두장을 준비하라는 전화가 왔다. 2년

다 채워 가면 당연히 해야 하는 몇가지 절차들 중 하나일 뿐이지만 그래도 전역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정말로 제대 시켜주는구나. 뻥이 아니어서 고맙다. 뻥이면 나 정말 순찰차

에 수류탄 두르고 청와대 돌진한다. 그것도 무면허로.


주문한 책들이 왔다. 무수히도 언급하는 미야기타니 마사미쓰의 그나마 최신작, <관중> 상하. 2003

년 작이라는데, 어쩐지 <안자>만한 느낌이 안 난다. 상권의 반쯤 읽고 잠시 멈췄는데, 제발 꽉 찬

가슴으로 한숨을 뱉으며 마지막 장을 덮을 수 있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춘추전국시대의 열국들

중 제나라의 팬.

50%세일에 혹해서 구입한 <보물선을 찾아서>, 의외로 느낌이 좋다. 그러고 보니 원래는 만원이었지

, 하고 음음 고개를 연신 끄떡이고 있다. 항구를 떠도는 철새 미구엘 레아르 초이의 가슴에 거세게

불을 지르는 한 권.

여름을 맞아 고른 드루리 레인의 <Y의 비극>. 고른대로 다 사면 통장이 날아갈 판이라 고심의 고

심 끝에 수십권의 추리소설들 중 딱 한 권만 주문한 것이다. 기왕에 가지고 있었던 것은 십수년 전

에 구입한 아동용이라 너덜너덜해졌다. 세계 3대 추리소설이라는 것은 허명이 아니다. 프롤로그까

지만 읽었는데도 흡인력이 대단하다. 오늘 밤은 <Y의 비극>. 주문한 여러권의 책을 받은 바로 그

날 밤의 수청을 허하는 것은 아무 책에게나 베푸는 영예가 아니다.

하도 유명하길래 시험 삼아 한 권 사 본 <조선왕 독살사건>. 시리즈가 많은 작가의 책이라 빠져 들

면 또 큰 돈 나갈까봐 아직 열지 못 하고 있다. 그러나 후루룩 흘깃보기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다.



<창천항로>33권. 위대한 왕이 또 하나 죽었다. 왕답게, 왕으로 죽었다. 안녕 하후연. 늑대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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