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장/2012

6월 2일, 역삼성당. 현관의 결혼

 

 

 

 

 

일기에 가끔 언급하는 친목 동아리 'I.N.K.'의 여섯 멤버 중 하나인 현관이 지난 주 토요일 역삼동의 성당에서 결

 

혼을 했다. 서른이 되던 재작년까지 동갑인 여자 애들의 결혼에 한참 다니다가 작년에는 뜸하더니, 올해부터는

 

남자 애들이 장가를 가기 시작했다.

 

 

 

 

 

 

 

 

개개인의 특정한 관심사와 상관 없이, 자신이 속한 세대의 화제라는 것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제 술을 마시

 

면 주로 결혼식장과 전세값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돈과 관련된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친구 사이에 공통의

 

화제가 있는 것은 즐겁다. 현관의 결혼식장 선택은 성당. 성당은 호텔 결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

 

고,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좋은 한편 주차가 불편해 내왕객들의 불만이 많다. 인천 출신인 우리들은 고향 사

 

람들이 잘 찾아올 수 있도록 지하철 역이나 시외버스 정류장 근처로 찾아봐야 하는 고민도 추가로 갖는다.

 

 

 

 

 

 

 

 

장인어른을 껴안는 현관. 어른 같았다. 사위에게 손을 넘기는 저 때의 슬픔만 제하고 나면, 대체로 딸을 낳는 것

 

이 아들을 낳는 것보다 백 배는 나은 것 같다.

 

 

 

 

 

 

 

 

축가는 가수 나윤권 씨. 큰 교회인데도 음향이 좋다고는 하기 어려웠는데 멋진 가창력으로 하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결혼식을 마친 부부는 해변가의 복장으로 갈아입고 남국의 섬으로 여행을 떠났다. 결혼식을 치뤄낸 것도, 유월

 

에 바닷가로 놀러가는 것도 무척 부러웠다.

 

 

 

 

 

 

 

현관이 준 용돈으로 성당 앞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고 놀았다. 술자리는 현관이 돌아오면 같이 하기로 하고 이날

 

은 1차만 하고 끝. 나오는 길에 상원, 기상과 함께 한 장 찍었는데, 나중에 사진 정리를 하다가 생각해 보니 승

 

호, 홍기와도 같이 찍을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주 사진을 찍어두어야겠다 생각하면서도 다들 카메라

 

앞에 서면 머쓱해 해서 시도하기가 어색하다. 그래도 열두어 살 때 만난 우리가 서른둘이 된 것을 생각해 보면

 

언젠가 다 같이 쉰둘도 되고 일흔둘도 될텐데, 젊을 때의 사진이 많지 않으면 몹시 서운할 것 같다. 다음 번의 술

 

자리에서부터는 일정하게 장 수를 정해놓고라도 사진을 좀 찍어야 하겠다.

 

 

 

 

 

'일기장 > 201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요일 싫어  (1) 2012.06.11
또 피 봤어  (0) 2012.06.07
맛있어서 혼났어  (0) 2012.06.01
오늘은  (2) 2012.05.18
예비군 6년차  (0) 2012.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