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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4대강 자전거길

5. 4대강 새재도보길 - 후루룩 마무리

4대강 자전거길을 다녀온지 딱 1년이 넘었다. 작년인 2014년 한 해 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달렸던 것이다. 9월에 새재자전거길의 중간까지 다녀온 뒤로 날이 추워져 멈추었던 국토종주는 이후 긴 휴가마다 교토를 찾게 되면서 잠시간 거리를 두게 됐다. 이틀이나 사흘 동안 다녀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한 번 다녀오면 며칠 동안이나 근육통에 시달리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떠나는 거리가 길어질수록 점점 더 커지는 부상과 사고도 걱정됐지만, 무엇보다 중간에 한 차례 쉬게 된 일의 매무새를 잘 짓지 못하는 천성 탓이 컸다. 그러면서도 며칠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탈 때마다 마음에 걸렸다. 한 만큼만 더 하면 끝나는데, 하고.

 

그래서 딱 1년이 지난 2015년 9월 중순에 다시 떠났다. 전국의 자전거 코스 중 최장 길이인 낙동강 자전거길. 지하철 역이나 버스 터미널까지 이동하는 거리, 헤매느라 돌아가는 거리 등을 다 빼고도 324km.

 

온전히 324km는 아니었다. 1년 전에 썼던 마지막 일기는 상주를 앞두고 펑크난 바퀴를 끌고서 몇 시간을 걸어 점촌에서 묵었던 데까지 기록을 해 둔 바 있다. 달려온 새재자전거길의 마지막 지점이자 새로 시작하는 낙동강자전거길의 출발점인 상주 상풍교 인증센터까지 쉽게 간 덕에, 해가 지기 전까지 더 달려보기로 결심했던 기억이 난다. 언젠가 다시 와서 낙동강 자전거길에 도전하게 될텐데 그 때의 나를 위해 체력이 허락하는 한 미리 달려놓자, 하고 참으로 영특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낙동강 자전거길을 실제 지도에서 보면 이렇다. 상주에서 시작해 구미, 칠곡, 달성, 합천, 창녕, 양산을 거쳐 부산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오른쪽이 서울 방향, 왼쪽을 부산 방향으로 놓고 보기 좋게 배치한 지도가 있길래 가져와봤다. 각각의 보마다 4대강 홍보센터 같은 건물이 한 채씩 있고, 그 앞에 인증센터가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위 지도는 보기 편하게 배치를 해 놓은 것 뿐이고 실제의 거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맨 오른쪽의 상주보에서 낙단보까지는 17km, 낙단보에서 구미보까지는 19km인 것에 반해 왼쪽 끝 부분인 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는 55km, 창녕함안보에서 최종도착점인 을숙도까지는 약 90km이다. 똑같은 길이라도 중간중간 인증센터에서 도장도 찍고 사진도 찍으면서 잠깐씩 쉬다보면 좀 할만하다. 그래서 새재자전거길을 다 달리고도 남은 힘을 쥐어짜서 20km 남짓의 짤막한 코스를 세 개쯤 달린 뒤 구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상경했던 것이다.

 

무책임한 소리이긴 하지만 1년 전의 일이라 상주에서 구미보까지는 기억이 안 난다. 혹 실용적인 정보를 기대했던 라이더가 계시다면 죄송하지만 정말 멋지게 종주기 쓰신 분들이 많으니 조금만 더 검색해 보시길 부탁드리겠다. 낙동강 자전거길 종주를 다 마치고 온 밤, 근육통에 잠이 오질 않아 아예 종주기까지 쓰고 가려다가 어쨌든 지난 일기의 마무리는 해야 하니까 엄벙덤벙이라도 적어놓고 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