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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4대강 자전거길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끝까지 겸손하게, 다비드처럼.

 

 

 

 

남한강자전거길의 6개 구간 중 5번째 구간인 '이포보 - 양평군립미술관'은 그냥 지도로 말하자면 여주시에서 양

 

평군으로 넘어가는 코스이다. 양평군은 상주시 등과 더불어 지자체에서 '자전거의 도시'로 홍보하는 몇 군데 중

 

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일반 도로가 아닌 자전거 길에도 게시판과 홍보물 등을 빈번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아닛.

 

 

 

 

 

 

 

 

 

지나기만 해도 귓불이 어깨까지 늘어나고 촉한을 차지할 수 있게 될 것만 같은 이름의 다리.

 

 

 

 

 

 

 

 

 

북한강자전거길 때에도 느낀 것인데, 확실히 경기도의 안쪽으로 들어와 서울 방향으로 달리면서부터는 사진을

 

안 찍게 되는 것 같다. 서울과 경기도의 풍광 또한 이름난 것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으니 아마도 그저 눈에 익숙

 

한 모습이어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슥슥 하고 달려 어느덧 양평군립미술관 앞 건널목. 

 

 

 

 

 

 

 

 

 

자전거 도로에서 일반 도로로 올라오면 바로 건널목이 있고 건널목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잠시 주위를 둘러보면

 

바로 보인다. 북한강자전거길을 지나는 라이더들이 모두 소양강 처녀를 는 것처럼, 남한강자전거길을 지나는

 

라이더들이 한 차례씩은 쳐다보고 간다는, 양평 자전거 아저씨. 나름으로는 라이더들에게 힘 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조각물인 모양이지만 나는 '누군가에게 내리막이란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르막'이라는 주지 스님 같은

 

생각을 했다.  

 

 

 

 

 

 

 

 

 

건널목에서 보이는 풍경은 이렇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팥죽색 건물이 무인 인증센터가 있는 양평군립미술관,

 

건널목 정면에 거대 목욕탕처럼 생긴 건물이 양평 군민회관이다. 충주 쪽에서 오시는 분은 건널목을 건너 일단

 

왼쪽의 양평군립미술관 안으로 가서 인증도장을 받은 뒤, 다시 건널목 쪽으로 나와 군민회관 앞쪽으로 좌회전하

 

면 된다. 군민회관을 왼쪽에 두고 2-3분 가량 달리다 보면 잠깐 끊겼던 남한강자전거길 도로가 다시 시작되는

 

지점에 류할 수 있다.

 

 

 

 

 

 

 

 

 

군립미술관은 처음 보는 것이라 들러보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다. 그래서 지나가는 길에

 

야외 전시물만이라도 잠깐씩 감상해보기로 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철근 다비드 상.

 

 

 

 

 

 

 

 

 

같은 모양인데도 재료가 달라지니 이렇게나 재미있는 차이가 만들어진다. 

 

 

 

 

 

 

 

 

 

다비드 상의 매력포인트인 포경 안 한 고추도 꼼꼼하게 재현. 어쩐지 원래의 다비드 상에 비해 크기가 다소 축소

 

된 것 같은 느낌이지만 일종의 로컬라이제이션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입구로 들어서면 바로 다비드 상이 있고, 다비드 상에서 5초 정도만 달리면 양평군립미술관 무인 인증센터가 있

 

다. 빨간색이라 눈에 금방 띄긴 하지만 위치 자체는 달려오는 방향에서 라이더의 사각에 위치해 있으니 조금은

 

주의하시라. 이제 남한강자전거길도 한 구간 남았다.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의 마지막 구간이다. 거리도 약

 

23km로 만만하다. 이 구간만 달리고 나면 북한강과 남한강을 합쳐 한강을 종주한 것이 된다. 역시, 해 보면 별

 

것 아니구만. 언젠가는 380km짜리 낙동강자전거길도 이렇게 마지막 구간을 달리게 되겠지.

 

 

 

 

 

 

 

 

 

하며 군립미술관에서 나가는 길에 이런 메시지가. 아니 500km 남은 거점 이름은 왜 새겨놓는 거야. 자동차로 치

 

면 서울 한복판에 바이칼 호 몇 km 써놓은 거랑 똑같은 거 아니냐구. 집합 막 떼었는데 다음 시간부터 미적분 진

 

도 나간다는 말을 들은 학생의 기분으로 을숙도 520km를 바라보다가, 구간 몇 개 달렸다고 촐랑대지 말고 언제

 

겸손한 마음으로 안전운행 하라는 채찍으로 듣기로 하고 다시 페달을 밟는다. 그러고 보니 다비드의 작은 고

 

추도 젊었을 때 조금 잘 된다고 건방떨지 말고 항상 신경써서 관리하라는 채찍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이제 남한강자전거길의 마지막 구간. 양평군에서 시작해 남양주시로 들어가는 길이다. 그래봐야 을숙도 가는 길

 

의 1/20에 불과하고 나는 자전거 조무래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일랑은 양평 자전거 아저씨에게 맡겨두고 떠

 

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