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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7

3월 25일

나는 자신을 속였다. 날씨가 갠 것이 도리어 마음에 걸렸다. 또 한 주가 시작되려 하는 것이 기껍지

않다. 숙제 때문에 이광수의 '무정'을 읽었다. 예전보다는 재미있게 읽혔으나 여전히 독후감은 쓰고

싶지 않은 소설이었다. 계몽의 폭력성이야 정치적으로 위험한 것이라 생각해 왔지만 그 따위의 것

이 실제 생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비실비실해져 있는 자신에 적지 않이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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