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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3. 인도 여학생을 만나다



                              <뭄바이 대학의 산업디자인과 학생들. 이름은 까먹었다.>


1. 일몰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불행히도 날씨가 먹먹하니 희뿌옇더니 그대로 밤이 되어 버렸다. 해는

졌지만 모처럼 시원하기도 하고 일찍 들어가 봐야 별로 할 일도 없었기 때문에 계속 앉아 이것저것

끄적이고 있었는데, 세명의 인도 여학생이 근처에 와 앉았다. 잘 붙는 민소매 티와 청바지 등, 사리를

입은 다른 인도 여성들과 확연히 구분되어 잠깐 눈여겨 봤는데, 아무래도 날 보고 온 것 같았다.

무언가 말을 걸고 싶어 머뭇머뭇거리거나 근처에 괜히 왔다가 휘 돌아가곤 하는 것을 몇 번이나 반

복하는 것이었다. 마침 그림을 그리다가 옆을 봤는데, 카메라로 나를 찍다가 황급히 돌리길래 인사를

건넸다. 그러자 저희들끼리 까르르 웃고 별 답이 없어 영어를 못 하는 모양이다, 생각하고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셋 중 하나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능숙한 영어였다.

국적이 어디인지, 어디로 갈 것인지, 인도는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오랜만에 영어를

제대로 쓰는 사람을 만난 나도 신나서 한참이나 떠들었다. 그들의 부탁으로 사진을 같이 찍은 뒤

너무 어두워져서 나는 먼저 일어났다. 무척이나 깜깜해졌는데도 타즈 마할은 흰색이었기 때문에

계속 볼 수 있어 나는 입구까지 가는 긴 길에서 몇 번이고 뒤돌아 보았다.


2. 돌아오는 길에 식사를 하고 방에 누웠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나는 잠시 오락을

하다가 바로 잘 생각이다. 긴 이동을 앞두고 오락기를 충전하려 하는데 혹 정전 때 고장나지나 않을

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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