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遊記/2015 교토

1일차. 출국

 

 

작년인 2014년에 이어 또 한 번 교토에 다녀왔다. 4월 8일부터 20일까지 13일의 일정이었다. 

 

지난번의 일정은 11월 말 쯤부터 12월 중순까지였다. 날이 춥고 건조하여 매일같이 발뒤꿈치가 갈라지는 와중에도 몹시 즐겁게 쏘다녔던 기억이 있다.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고 또 눈에 띌 때마다 교토와 일본에 관한 책들을 사 모으다 보니 다시 한 번 가서 더 보고 더 느끼고 싶은 것들이 충분히 쌓였다. 많지 않은 해외여행 경력에 두 번을 연이어 같은 장소에 가는 것이 꺼려질 법도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틈도 없이, 교토가 좋아졌던 것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운동화도 운동화 빨래방에 싹 맡기고, 이번엔 봄 여행이니 그 중에 제일 가벼운 것을 골라 신고 가기로 했다.

 

 

 

 

 

 

 

머리를 깎으러 가서는 옆머리를 짧게 쳐 올리고, 이십 대 때 한 번쯤 해보고 싶었으나 시도하지 못했던 스크래치도 넣어 보았다. 미용실의 선생님도 이렇게 스크래치를 넣는 것은 오랜만의 일이라며 무척 즐거워했다. 본래는 맨 위의 직선 한 줄만을 넣었으나 그 모양을 보고는 까닭없이 즐거워져 선생님과 킬킬대며 대각선 모양의 두 줄을 더 넣었다. 나는 이왕 재미있게 된 것 예닐곱 개 쯤의 직선을 더 넣자고 건의했으나 센스 없는 제안이라고 타박을 당했다.

 

 

 

 

 

 

 

 

주변의 반응은 대체로 철딱서니 없는 짓 했다는 것이었으나, 아무튼 여러 사람 즐거웠다.

 

 

 

 

 

 

 

 

두 번째만 되어도 확실히 눈에 익는다. 익숙하게 출국하고 익숙하게 입국해서, 오사카의 호텔에서 첫날 밤을 보내게 됐다. 편의점 어묵에다 와인을 마시면서 창 밖 풍경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