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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6

17일째 - 바라나시

여기에도 그렇고 일기에도 그렇고 지겹게 써 대던 바라나시도 이젠 안녕이다. 처음에 자리 잡았을 때

엔 여기서 여행 끝내겠다 싶었는데, 적당한 시기가 되니 일어나게 되는군.


다음 목적지는 홍차로 유명한 다즐링. 인도 북동부에 위치한 다즐링은 영국이 인도를 통치하던 시절

엄청난 무더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휴양지로서, 그리고 그 휴양객들을 위한 차 생산지

로서 전략적으로 육성한 휴양도시이다. 접근은 쉽지 않지만 여행 중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데에

는 인도 전역에서도 손 꼽힌다고 알려져 있다.


오후 아홉시 반 무갈 사라이 역 출발, 다음날 오후 두시 뉴 잘패구리 (현지인들은 뉴 잘빠구리라고 발

음해서 여성 여행자들과 함께 앉아 있는 내 낯이 뜨거운 게 한두번이 아니다.) 도착. 거기에서 지프

로 세시간 반이나 버스로 네시간 반, 혹은 토이 트레인이라고 불리우는 협궤로 여섯시간 반을 들어

가야 한다. 말인즉슨 내일과 모레, 어쩌면 글피까지도 꼬박 이동을 해야한다는 것. 넓은 나라를 여

행하는 것은 무척 고달픈 일이다. 기차표 예약이 생각보다 수월하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


사실 오늘은 인도 와서 처음으로 몸이 좋지 않은 날이다. 항상 열두시나 넘어야 자던 몸인데, 오늘

은 여덟시를 갓 넘긴 지금에도 몹시 고단하다. 어차피 기차 안에서만 최소한 열일고여덟시간은 보

내야 할 터라, 드러누워 내처 자버리지 뭐, 하고 마음 편하게 여기고 있다.


진짜 다즐링 산 홍차는 배낭여행객의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고 하니, 혹여 기대하고

있던 홍차애호가들께서는 죄송하지만 널리 양해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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