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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1

먹고 산다




- 토마토 맛있는 철이 왔다. 햇볕이 좋은 아침이면 하나 당 여덟 조각씩 내어, 개도국 국민처럼 설탕 잔뜩 뿌려 먹는다.


- 순희가 이번 주 일요일 결혼을 한다. 이태리로 신혼여행을 간다는 말을 들은 밤, 까맣게 잊고 있던 인도에서의 어떤

순간이
꿈에 나왔다. 일어난 뒤, 삶은 계란을 으깨어 조금 비싼 3분 카레에 섞고, 구운지 얼마 안 된 바게뜨를 사다가

같이 먹었다. 나
름으로는 인도를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먹었던 에그 커리와 난 세트를 의도하고 만들어 본 건데, 먹는

내내 사람들이 밥에다 비
벼 먹는 것은 다 이유가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 내 노트북은 부팅이 아주 느리다. 천성이 게으른 나는 고쳐볼 생각은 하지 않고 손 잡히는 곳에 우쿨렐레를 두고서는

켜지는 동
안을 하루 중의 연습 시간으로 삼았다. 요 며칠은 10cm의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의 악보를 구해 뚱땅뚱땅
 
친다. 음이 영 안 맞는 것 같지
만, 숙련해서 어디 가 자랑하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아무튼 그냥 친다. 치다가 틀리면

다시 치기 귀찮아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아몬드를 쩝쩝대고 씹는다. 고기와 술을 줄일 수 없으면 견과류라도 같이

먹어야 오래 산다고 누가 준 선물인데, 싫은 걸
먹고 있어서인지 두어 줌 될까말까 한 양인데도 한 달 째 먹고 있다. 화

수분이야 뭐야 이거,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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