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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4

 

 

나는 꿈을 자주 꾸고, 그 가운데 한 편의 이야기로서의 재미가 있는 것은 이 일기에 적기도 한다. 일기로 쓰지 않

 

는 꿈들도 앞뒤가 맞지 않아 그렇지 그 나름으로는 감동이든 스릴이든 충분한 거리를 두고 감상할 만한 재미가

 

있다. 그런데 오늘 평생 꾼 꿈 중에 가장 끔찍하고 슬픈 꿈을 꾸었다. 가장 싫어하는 사람, 가장 보고싶은 사람,

 

슬픈 일, 무서운 일, 끔찍한 감촉 등에 오랫동안 시달렸다. 원래는 서로 연관이 없는 것들인데 오늘 꿈 속에서는

 

잘 연결되어 있어, 이렇게 내용이 허무맹랑하다니 역시 꿈이었구나, 하고 그 상황에서 깨어나올 수가 없었다. 자

 

고 일어난지 몇 시간이 지나도록 가슴이 두근거리고 발걸음이 엇나가는 일은 처음이다. 어쩌다 한 번이래도 이

 

런 꿈을 꿀 바에야 평생 꿈을 꾸지 않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꿈은 말할 것도 없고, 땀을 흠뻑 내거

 

나 눈물을 흘리다 깨는 꿈이라도, 꿈이라 다행이네, 참 재미있었네, 일기에 쓸 수 있을까 등을 중얼거리는 나로

 

서는 정말 할 줄 몰랐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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