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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선대인,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하다> (웅진지식하우스. 2013, 11.)

 

 

 

 

 

1.

 

한편에서는 '99%를 위한 편파 방송'의 급부상하는 인기 패널로, 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 시장의 공공의 적으로

 

불리우는 선대인경제연구소 선대인 소장의 2013년 근작. 부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들, 더 이상 피할 수 없

 

는 것들'이다.

 

 

 

메시지는 짧고 명료하다. 그간 여러 팟캐스트와 토론에 나와 반복적으로 주장해왔던 바를 정리하고 각각에 해당

 

하는 자세한 근거들을 덧붙인 책이다. 방송을 일일이 찾아 들을 의지나 시간이 없는 사람, 혹은 들었던 이야기를

 

차근차근 정리하며 그 근거까지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딱 맞는다 할 수 있겠다.

 

 

 

방송에서는 길고 재미없다고 타박받는 것이 일쑤인 선대인이지만, 책만큼은 간명하고 논리적이어서 고맙기 그

 

지없다. 선 하나짜리 그래프만 나와도 귀신 낯 본 듯 빠르게 책장 넘기는 나 같은 골수 문과생도 그럭저럭 도표

 

와 내용을 비교해가며 천천히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설명해 놓았다. 그래서 오늘의 독후감에서는 목차의 순서

 

를 따라가며 간단간단히 요약을 하기로 한다. 단, 요약을 하면서 덧붙이는 풀이는 내 수준에 맞추어 쉬운 단어로

 

바꾸고 이런저런 자료를 참고한 것이니, 오독이나 왜곡을 우려하시는 분은 굳이 이 독후감을 깊이 읽지 마시고

 

꼭 책을 직접 접하시기 바란다.

 

 

 

 

 

2-1.

 

총 5부 중 첫 번째 챕터인 1부의 제목은 '두 개의 거대한 전환기가 시작되다'이다. 1부의 큰 주장은, 한국의 부동

 

산 시장이 지난 십여년 간의 대세상승기를 마치고 대세하락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부동산 시장이

 

일정한 기간을 두고 대세상승과 대세하락을 반복한다는 일반적 경제 원리의 적용 외에도 한국 부동산 시장의 특

 

수성을 고려한 분석이 뒤따른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사람들이 버는 돈에 비해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까지

 

는 빚을 내라도 어떻게든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있었다면, 2008년 경 이후로는 그러한 수요가 고갈되었

 

다. 수요, 즉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물건 값은 내려가기 마련이다.

 

값이 내려가는 조건은 수요가 줄어드는 것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다. 공급이 늘어나는 것이다. 한국 부동산 시장

 

에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 근거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2014년 하반기부터 수도권을 위주로 한 미분양 물

 

량이 본격적으로 풀리게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급격히 증가한 60-70대 이상 노령가구가 내놓는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2-2.

 

2부 '한국 부동산의 또 다른 핵, 전세'에서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거주 형태인 전세에 관해 설명한다. 전

 

세는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이라는 전제 조건 하에서만 성립 가능한 수익 모델이다. 집주인으로서는 집

 

값이 하락하고 있는데 전세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부동산 시장은 대세하락기로 들어갔다. 당연히 집주인은 적지만 안정적인 수익

 

이 발생하는 월세로의 전환을 꾀하게 된다. 공급이 줄었으니 전세 가격은 올라간다.

 

와중 최근 '전세 대란'이라고 부를 정도로 전세가가 올라가고 그나마도 구하기 쉽지 않게 된 것은, 전체 전세 가

 

운데에서도 '안전한 전세'의 공급량이 적기 때문이다. '안전한 전세'란 집주인이 충분한 자기 자금을 확보한 뒤

 

전세를 내어 준 것으로 세입자의 보증금이 떼일 위험이 없다. 반대인 '불안한 전세'는 집주인이 투기를 목적으로

 

하여, 자기 자본금의 비율은 크지 않고 전세 보증금과 대출, 즉 빚을 더하여 대부분의 구매 비용을 마련한 형태

 

이다. 이른바 '하우스 푸어'가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이 경우, 집주인이 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이 넘어가거

 

나 혹은 전세 기간이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 줄만한 여력이 없을 수도 있다. 어떤 경우든 세입자 또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집주인들의 상당수가 2000년대 중후반 부동산 상승기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집을 마련하고 세를 놓은

 

'불안한 전세'의 주인공들이라는 점이다. 선대인이 경기도 파주의 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를

 

하나만 인용해 보자. 전체 933 가구 중 전세집은 682 가구였다. 이 가운데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보증

 

금을 떼일 위험이 없는 '안전한 전세'는 전체의 약 23%인 156 가구에 불과했다. 약 77%에 해당하는 526 가구

 

가 '불안한 전세'로 분류되었으며, 특히 대출액과 담보액의 합계액이 이미 집값을 상회하는, 따라서 현재 가격

 

대로 집이 팔린다 하더라도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떼일 수 있는 이른바 '깡통 아파트'는 전체 전세집

 

60%가 넘는 414 가구에 달했다.

 

이렇게 위험한 상황이니 전세, 그 중에서도 '안전한 전세'를 찾는 수요는 증가할 수 밖에 없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세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제민주화'를 추구하는 정부가 내놓아야 할 정책은 당연히 전세가를 안정시키고 국민들이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임대주택을 확대시키는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는 공공 임

 

대주택 공급을 줄이고 매매용 주택의 건축을 대대적으로 추진하였으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를 축소하기는 하

 

였으나 본래의 목적에 맞는 임대용 주택의 건축을 추진하지도 않았다.

 

한편 높아진 전세가에 대해서도, 정부는 전세가를 낮추는 쪽보다는 전세 수요, 즉 전세집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

 

들을 매매 수요로 전환시키는 정책을 주로 썼다. 구체적으로는 LTV의 한도 상승과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폐

 

지, 취득세율 영구 인하 등이 있다. 쉽게 정리하자면, 빚 낼 수 있는 한도를 높여주고 주택 구매에 따르는 세금

 

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당연히 몇 가지의 반론이 있을 수 있다. 몇 억이 넘는 상품인 주택을 구매하면서 일이백 만원의 세금을

 

깎아준다고 덜컥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라든지,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빚을 내면서까지 집을 사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 등이다. 모두 합리적인 의문이라 할 수 있겠다. (책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취득세의 영

 

구인하와 지방재정 간의 관계도 심각한 문제이다. 부동산의 취득세는 해당 부동산이 속한 지방의 지방 자치단체

 

에 납부하게 된다. 이 취득세가 평균적으로 지방 재정의 약 40%에 달한다. 지방 자치단체로서는 중앙 정부의 시

 

책 하나에 한 해 세입의 40%가 날아가버린 셈이다. 중앙정부에서는 지방소비세율을 인상함으로써 지방 자치단

 

체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 주기로 했다. 지방 소비세란 국세로 거둬들인 부가 가치세 중에서 지방 자치단체의 재

 

정을 보조하는 목적으로 일정하게 떼어주는 돈인데, 이 비율을 높였다는 것이다. 무엇이 됐든, 정리하자면 복지

 

등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쓰일 수 있었던 세금이 취득세 인하로 인한 손실을 메꾸는 데로 쏟아져 들어갔다고 할

 

수 있겠다.)

 

 

 

2-3.

 

3부는 '부동산 빚더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다.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이, 버는 돈은 뻔한데 집값과 전세값은 엄

 

청나게 올라 버렸다. 전세가 됐든 자가가 됐든 잘 곳은 있어야 하니까 집을 사기는 샀다. 뻔한 돈으로 집을 사자

 

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빚을 지는 수밖에 없다. 작년 말을 기준으로 가계부채, 그러니까 기업이나 정부 말고 국

 

민 한 명 한 명이 사는 각각의 집에서 꾼 돈의 총 합은 1000조가 넘었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1400조까지 잡는

 

이도 있다. 올해인 2014년의 국가예산인 358조의 약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빚을 끌어다 전세를 들어가거나 집을 사게 되면 당연히 그 여파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일단 실물경기가 얼어 붙

 

는다. 몇 년치 봉급을 모아도 못 갚는 빚을 두고 흥청망청 돈을 쓸 바보는 없다. 중형차를 소형차로, 소고기를 돼

 

지고기로, 유정란을 무정란으로 줄이게 된다. 소비심리의 위축으로 경기 전체가 얼어붙으면 기업 성장이 멈추고

 

, 기업 성장이 멈추면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구조 조정'이 늘어나며,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구조 조정이 늘어나

 

면 가계 수입이 줄어들어 다시 소비심리가 위축된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설업계의

 

경영부실, 과도한 대출과 연체 등으로 인한 금융업계의 위기 등이 뒤따른다. 선대인은 각종 자료를 통해 이것이

 

하나의 가상 모델이 아니라 모두 지금 여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임을 자세히 밝힌다. 

 

 

 

2-4.

 

4부 '대한민국 부동산을 예측하다'에서는 향후 부동산 시장이 변해갈 방향을 예측하고, 그러한 흐름에 맞춰 일

 

어나게 될 10가지의 현상을 예시하였다.

 

선대인이 예측하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향방은 다음과 같다. 일단 2년에서 3년 내, 부동산 가격은 그간 정부의

 

각종 집값 떠받치기 정책에 의해 비교적 느리게 내려가고 있던 시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하락의 단계로 진

 

입할 가능성이 높다. 급매물이 연쇄적으로 이어져 하락은 금세 급락으로 바뀐다. 건설업체는 줄도산하고 금융

 

권의 부실채권이 급증한다. 전국적으로 100만 가구 정도로 추산되는 하우스 푸어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깡

 

통전세'의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이는 것도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여기에 인구 구조에 따른 충격이 더해진다. 주택 구매의 총 수요층인 30-54세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손꼽힐 정도로 증가 속도가 빠른 한국의 노령층이 빈약한 사회 복지

 

체계 탓에 개인적으로 노후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게 된다. 공급이 늘어나는

 

셈이다. 수요는 줄어들고 공급은 늘어난다. 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신축 매물 또한 쏟아진다. 2014년 이후 입주가 본격화되는 위례신도시와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은 분양

 

물량을 줄였는데도 25만 호 이상이다. 전국적으로 계획된 보금자리주택은 약 150만 호에 이른다. 기업도시,

 

공공택지, 뉴타운 재개발 재건축지역 등의 물량을 빼고도 이 정도이다. 아울러 이미 택지를 매입하여 자금난

 

에 시달리는 건설업체 또한 현금을 회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집값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1. 이미 비싸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적다. 곧, 수요가 적다.

 

2. 그런데 구조적으로 집을 살 나이대의 인구는 줄어들고 팔 나이대의 인구는 늘어난다. 곧, 수요는 줄고 공급

 

     은 늘어난다.

 

3. 그리고 짓기 시작했던 주택 물량이 대규모로 풀리기 시작한다. 곧, 공급이 크게 늘어난다.

 

 

선대인은 이렇게 된 사회, 곧 10년 후 한국의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열 가지로 정리하였다.

 

1. 전세는 점진적으로 사라지고 월세가 증가한다. 단, 월세공급이 수요보다 더 빨리 늘기 때문에 월세임대료는

 

    점진적으로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2.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부동산은 투자 중심에서 사용 중심으로 옮겨간다. 앞으로 값이 뛸 집이 비싼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살기에 좋은 집이 비싸다는 뜻이다. 당연히, 투자와 투기 목적만큼 더 껴있던 거품 가격이 빠

 

    지게 된다.

 

3. 투자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신축주택과 노후주택간의 가격 차가 크게 벌어지게 된다.

 

4. 사고 파는 데 유리해서 살았던 아파트의 인기는 떨어지고, 집주인의 취향이 반영된 다양한 형태의 주택의 인

 

    기가 올라간다. 지금도 이미 확장되기 시작한 전원 주택, 모듈러 주택, 공유주택 등이 그 예이다.

 

5.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중대형 주택의 수요가 급감하고 중소형 주택이 강세를 보인다.

 

6. 공급 과잉이 만성화된다.

 

7. 지역과 부동산 품질에 따른 일부 지역의 차별화 현상이 점진적으로 나타난다. 단 특정 역세권, 도심을 위주로

 

    한 한정된 지역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8. 선분양제가 사라진다.

 

9.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사업성이 떨어져 추진되기 어렵다. 당연히 노후 주택이 속출하고, 그 리모델링 비용은

 

   자비로 감당해야 한다. 아울러 도심 및 보금자리주택 개발 등으로 인한 공급 증가와 이어지는 집값 하락으로

 

   수도권 외곽으로 나갔던 가구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1기 신도시들이 공동화될 것이다.

 

10. 대규모 개발사업의 추진이 어려워진다.

 

 

 

2-5.

 

다른 챕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분량인 5부 '대세하락기, 이렇게 대응하라'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대세

 

하락기에 '개인'이 대응하는 법과 '국가'가 대응하는 법이 그것이다. '개인의 대응'에서는 각 가구가 처한 입지에

 

따라 일반적으로 추천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국가의 대응'에는 큰 방향과 전략, 그리고 실천 과제를

 

담았다.

 

먼저 개인의 경우를 살펴보자. 아직 책을 읽지 않고 이 독후감을 읽는 분들 중에는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부동산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독후감이 다소 길어지긴 하겠지만, 여기에서는 최소한 선대인 소장

 

이 나누어 놓은 경우를 모두 소개하고 그 해결책을 짧게라도 요약하여 정리해 두려 한다. 현실적인 한계가 있으

 

니 해결책의 근거나 자세한 해설은 책을 통해 접하시라.

 

1. 집이 두 채지만 빚에 시달리고 있다면 : 하우스푸어에서 완벽히 빠져나올 확률은 0에 가깝다. 빚의 최소화를

 

    목표로 하고 가장 가치가 높은 부동산부터 차례대로 처분하도록 하라. 금융자산을 처리하는 것도 고려해보아

 

    야 한다.

 

2. 담보대출에 쪼들리는 1주택 소유자라면 :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막을 수 없다. 수입으로 이자와 원금의 상환

 

   이 어렵다면 주택을 매매하고 작은 규모의 전세에 거주하며 다시 집을 살 기회를 노리는 편이 낫다. 한편 빚

 

   이 없거나 소득 수준에 비해 빚이 크지 않다면 투자를 포기하고 거주를 목적으로 쭉 사는 것도 한 방법이다.

 

3. 심각한 전세난에 집을 살까 고민한다면 : 이자부담을 감당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매

 

   할 수도 있지만, 이미 많은 수의 주택 구매자가 하우스푸어로 전락한 부동산 시장에서 빚을 내어서까지 집을

 

   사려는 것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선택이다.

 

4. 전세형 아파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 전세형 아파트는 입주자가 분양가격의 20-30%를 지불하고 2년간 살아

 

   본 뒤 구매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70-80%의 금액은 건설사가 은행대출을 받아 대신 내 준다. 2년이

 

   지나 입주자가 아파트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하면 건설사는 계약금을 돌려주게 되어 있다. 기존의 전세와 유사

 

   한 형식이기 때문에 요새 인기가 있다. 하지만 건설사가 계약금을 돌려주어야 할 때 여유자금을 갖지 않았다

 

   면 입주자는 계약금을 떼이는 것은 물론 입주자 명의로 건설사가 대출받았던 70-80% 금액까지 갚아야 한다.

 

   최근 들어 중견 건설사는 물론 LIG건설이나 쌍용건설과 같은 대기업계열 건설사까지 부실화되는 실정이니 위

 

   험은 매우 높다.

 

5. 결혼을 앞두었다면 : 집값이 장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점과 결혼하는 세대가 출산-이직-전근 등의 잦은

 

   변수를 겪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결혼과 동시에 주택을 구매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 되도록 작은

 

   규모에서 시작해 착실히 자금을 모아두었다가, 집값이 더욱 떨어지고 자녀가 태어나거나 자라고 있는 때에

 

   맞추어 구매하는 편이 현명하다.

 

6. 월세와 전세를 놓고 고민 중인 1인 독신 가구라면 : 소득 수준과 상환 능력을 고려하여 대출이자를 감당할

 

    수 있다면 전세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 이 경우 임대인의 재무 상황을 면밀히 살펴 보증금을 떼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한다. 큰 규모의 전세대출을 감당할 수 없다면, 부담 없는 수준에서 전세대출자금을 활용

 

    해 월세를 유지하되, 보증금을 늘리고 월 임대료는 낮추는 것이 현명하다.

 

7. 노후 대비책으로 오피스텔 투자를 생각한다면 : 오피스텔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이다. 5%중반대의 수익률이

 

    은행이율 3%보다는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공실률, 유지관리 비용,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하면, '앉아

 

    서 은행이율 두 배'는 말이 안 된다. '열심히 부지런을 떨어야 은행이자보다 조금 더 챙기'는 수준이다.

 

 

이제 선대인이 제안하는 '국가의 대응 방법'을 살펴보자. 먼저 큰 방향을 제시하는 데 있어, 선대인은 비슷한 시

 

기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폭락을 겪었으나 상이한 대응으로 인해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 두 나라의 사례를 보

 

여준다. 일본과 스웨덴이다. 두 나라는 1980년대 중반부터 막대한 부채 증가를 동반한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경

 

험했다. 그러던 부동산 가격이 1991년 거품이 꺼지면서 2년에 걸쳐 30-40%씩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스웨덴은

 

94년 경제성장률이 6.7%까지 올라갔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성장을 했다. 한편 일본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길

 

고 긴 장기침체의 늪에 빠졌다.

 

일본이 그렇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거품 붕괴 후 부실 구조조정을 지연시켰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는 경기

 

부양이라는 미명 아래 토건업체를 위한 각종 부양책을 쏟아냈고 그마저도 효과를 보지 못하자 여러 금융완화책

 

을 통해 주택 거품을 키웠다. 이 과정에서 늘어난 가계부채가 경기 활성화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자명한 사실이

 

다. 한편 스웨덴은 거품이 빠진 뒤 곧바로 부실채권의 정리에 나섰을 뿐 아니라 은행을 국유화하여 금융 불안을

 

잠재웠다. 각종 부양책은 최대한 자제하였으며 실패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보상이 없었음은 물론 문제를 일으

 

킨 주체의 책임을 명확히 물었다.

 

우수사례와 반면교사를 바탕으로 하여, 선대인은 지금 한국 부동산 시장에 필요한 전략을 제시한다.

 

- 부실 부동산을 정리하라는 명확한 신호를 보낼 것.

 

- 주택대출 규제를 단계적으로 강화할 것.

 

- 공공적 차원에서 가계 컨설팅을 실시할 것.

 

- 건설업계 '시장 청소'를 할 것.

 

- 재정 지원의 초점을 저소득층 복지로 전환할 것.

 

 

 

 

 

3.

 

굳이 다시 소개하지 않아도 이미 화제이다. 그런 책을 몇 차례 읽은 것에 그치지 않고 오목조목 요약한 이유는

 

나 또한 이 책이 가리키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휩쓸려 빙빙 돌고 있는 난파자이기 때문이다.

 

 

 

집이 문제다. 이건 내 입버릇이기도 한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지방대를 졸업해서, 대기업의 비정규직이나

 

중견기업의 정규직으로 취업해서, 30대 중반쯤 부모의 도움이나 대출 없이 서울 외곽에 중소형 주택을 구매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우울증 약 먹어가며 투잡 쓰리잡씩 뛰어 가며 미친 듯이 살아갈까? 물론 사람들 중

 

에는 아주 조금의 여지조차 두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해 사회의 최고에 올라가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평일이면 정시에 퇴근하여 자신만의 취미를 즐기거나 새로운 계발에 도전하고, 주말이면 친구들과

 

만나거나 가족과 짧은 여행을 떠나는 삶 쪽을 택하려는 이들이 훨씬 다수일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면, 내 아이도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그런 세상에서, 수험생 중 1%

 

정도만이 들어가는 3개 대학에 입학을 시키기 위해, 어릴 때부터 아이의 혀를 자르고 기러기가 되어 타국으로

 

떠나 보내고 마침내는 파출부나 대리기사 생활을 하면서까지 과외비를 대야 할 필요가 있을까? 자연스럽고 편

 

안하'너 하고 싶은 일 해라'라고 말하며 그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부모가 된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일

 

까? 내 아이가 그렇게 살고 또 행복했다면, 아이의 아이 또한 그렇게 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런 세상에는 적어도 두 가지가 없다. 지금 여기 한국의 가계부채 항목 중 1위와 2위인 주택담보대출과 사교육

 

비 대출이 그것이다.

 

학벌의 중요성이 감소하니 사교육이 줄어들고 공교육에서의 전인교육이 시행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여유 시간이

 

늘어나니 관광, 레저를 위시한 내수시장이 살아날 것이고 출판, 강연, 평생교육 등의 저변 확대를 통해 사회 전

 

반의 문화 교양 수준 또한 올라갈 것이다. 반드시 이렇게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이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자연스러운 변화 양상인 것은 틀림없다.

 

 

 

 

다시, 집을 생각한다. 사람 살자고 있는 것이 사람 죽이는 이유가 무엇인가. 단순하다. 비싸기 때문이다. 비쌀

 

이 비싸다면 하는 수 없다. 안 비쌀 게 비싸면 안 비싸게 하는 것이 옳다. 단순하다.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이 사

 

실을 새삼 배우고 또 주장하기 위해 왜 이렇게 큰 노력과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갓난쟁이부터 돌아가시기 직전

 

의 분까지 한국인을 싹 다 합쳐 공식적으로 집계된 총 가계부채 1000조를 나누면 한 사람당 부채가 2천만원 나

 

온다. 목포에 갓 태어난 아이든 부산의 유치원생이든 서울의 초등학생이든 기본으로 빚 2천은 깔고 가는 인생이

 

다. 왜 그 꼴이 났는지, 그 꼴이 났으면 어찌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는 이 책, 고맙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