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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13

어머나

 

 

 

 

 

 

 

거주는 연희동, 활동은 강남역, 가무는 홍대 앞인데도 유명인 한 번 못 만나 본 반쪽짜리 서울시민 신세. 본적이

 

인천이어서 그런 것일까 하고 멍청한 원망을 하는 와중에 단골 찻집에서 유명인 만났다. 오명가명 보신 본이야

 

어디서 본듯한 인상에 불과하겠지만 강연이나 토론 프로그램을 챙겨 보는 사람에게는 수퍼스타 반열인 김남훈

 

씨. 프로레슬러이자 스타 강사, 사회 및 정치 평론가까지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진보 계열의 인사이다.

 

 

 

사실은 찻집의 창문 밖에서 실루엣만을 보고도, 어, 김남훈 씨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TV 프로그램에서도

 

다른 출연자들과 신체의 비율 자체가 달라 또 하나의 재미로 삼으며 시청하곤 했는데, 실제로 보니 압도적이었

 

다. 평소에 호감을 갖고 있었던 터라, 구석에 앉아 내 할 일 하는 와중에도 흘긋흘긋거리다가 마침 눈이 마주친

 

틈을 타 다가가 인사를 하였다. 미간을 찌푸리고서 자신의 손바닥보다 조금 큰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쓰고 있던

 

그는, 올 초에 있었던 '세대'에 관한 TV 프로그램에서 그의 발언을 흥미롭게 보았다고 하자 금세 웃는 낯을 보여

 

주었고, 그의 프로그램에서 작가로 활동한 적이 있었던 내 후배의 이름을 대자 차 한 잔을 사 주고 사진까지 흔

 

쾌히 찍어주었다. 식사는 하였느냐고 물어보는 것을 보니 밥까지 사 주실 모양이었나 보지만, 애석하게도 선약

 

이 있어 찾은 찻집이었기 때문에 사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대답하였다.

 

 

 

김남훈 씨는 식사를 하러 가야겠다며 곧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마지막으로 악수를 한 번 꽉 하고 자리로 돌아와

 

서 앉은 나는, 평소에 호감이 있던 명사 한 명을 만났는데도 이 정도인데, 혼자 앉아 있는 유시민 씨나 박경철 씨

 

만나면 어떡하려고 그러니, 하고 혼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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