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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지

메가쇼킹 外,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쫄깃> (청어람미디어. 2012. 10.)

 

 

 

 

필명 '메가쇼킹'의 만화가 고필헌 씨와, 그와 함께 제주도의 게스트하우스 '쫄깃센타'를 건축, 운영하고 있는 '쫄

 

깃 패밀리'의 2012년 공저. 학교 도서관에는 얼마 전에야 들어온 탓에 출간된 지 몇 달이 지난 오늘에야 손에 잡

 

아볼 수 있었다.   

 

 

 

 

 

 

 

 

고필헌은 똥, 방귀 등의 '더티 코드'와 스킨쉽, 섹스 등의 '에로틱 코드'를 주요 소재로 다루는 개그 만화 <애

 

전선 이상없다>와, 두 달 동안 자전거로 전국일주의 신혼여행을 떠났던 본인의 경험을 다룬 <혼신의 신혼여행>

 

으로 유명한 만화가이다. 위의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 단순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디자인의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

 

하고, '염통이 쫄깃해진다'나 '부끄럽기가 서울역 앞에 그지 없다'와 같은 언어 유희가 버무러져 이미 많은 인기

 

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러나 - 책에 따르면 - 2010년 경 있었던 신변 상의 아픔 이후, 저자는 무척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고 한

 

다. 작품 활동도 하지 못하고 평소의 유희 공간이었던 홍대에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스스로를 치유하

 

던 저자는, 이러한 '위로'가 오고갈 뿐 아니라 여러 직종의 많은 사람들이 문화적인 교류를 나누는 공간을 기획

 

하게 된다.

 

 

 

그러나 첫번째 목표지로 삼았던 홍대 앞은 이미 과열된 부동산의 주요 지점 중 하나였다. 가장 중요한 요건 중

 

하나인 부지가 확보되지 못해 좌초될 뻔한 프로젝트는, '제주도에라도 가 볼까'라는 단순한 연상으로 다시 힘을

 

얻게 되었다. 저자는 자신의 캐릭터를 그린 티셔츠 500장을 직접 팔아 소정의 돈을 마련한 뒤, 함께 구상을 했던

 

이들과 함께 제주도로 떠난다.

 

 

 

올레길의 성공과 함께 이미 포화된 게스트하우스 시장에서, 저자는 많은 발품을 판 끝에 처음에는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던 한 부지를 계약하였다. 저자는 본인이 이미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었던 트위터를 통해 게스트하

 

우스의 건축에 무보수로 참여할 동지들을 모집했고, 그렇게 모여든 이들과의 협업을 통해 '쫄깃센타'를 완공하

 

였다.

 

 

 

이 책은 그 과정을 담은 일종의 르포이자 '쫄깃센타'와 제주도 생활의 홍보물이기도 하다. 거기에 저자 특유의

 

'쫄깃'한 문체와 거의 매 장마다 삽입되어 있는 사진이 어우러져 한 편의 유쾌한 일기장이 되었다. 크게는 인

 

관, 작게는 집필의 의도 자체가 '(좀 없어도) 재미있게 살자'이기 때문에, 긴 분량의 성찰이나 제주도 정착의

 

질적인 정보 등을 바라는 독자라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는 얼마 전인 4월 7일에 방영되었던 SBS 스페셜 319회, '적게 벌고 더 잘 사는 법 - 도시부족의

 

탄생' 편을 구해 보시길 권한다. 귀농을 준비하며 집단 거주를 하고 있는 여섯 명의 젋은이들, 직장을 그만두고

 

음식점 겸 술집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이 등 '대안적' 삶을 살고 있는 여섯 개의 사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

 

는데, 그 중 한 에피소드로 저자가 등장한 바 있다. 카메라 앞이라 좀 쑥스러웠던 듯 만화나 이 책에서 보이는 재

 

기발랄함, 유머러스함은 잘 묻어나지 않았지만 육성을 통해 듣는 그의 가치관이나 쫄깃센타의 생생한 영상 등을

 

보고 흥미가 동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것이다. 마침 나도 해당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시청한 뒤 화일로 소장하고 있던 터라, 몇 장면을 따다 밑에 붙여두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SBS스페셜은 '콘

 

팅'이라는 사이트에 가입하면 저화질에 한해 무료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나를 위해 덧붙이는 글. '올레길'의 성공과 <애욕전선 이상없다>와 '쫄깃센타'의 성공, (농업에 방점이 찍혀있

 

지 않은) 2,30대 여성의 '제주도 귀농' 열풍. 그 저변에 일관되게 깔려 있다고 의심되는 '쿨함' 코드의 정체와 효

 

능, 그리고 폐해.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꼭 물어볼 것.

 

 

 

 

 

 

업데이트. 홈페이지에 갑작스레 유입이 늘어 유입처를 검색해 보니, -갑작스런 존칭이 간사스럽지만- 메가쇼킹

 

님이 트위터에 이 기사를 연동시켜 주셨다.

 

 

 

 

 

 

 

 

 

저는 트위터를 안 합니다마는, 제 애인이 스마트폰만 잡으면 팔로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날 좋아지

 

면 단 하나 있다는 커플룸으로 놀러가서 꼭 매콤하게 지내도록 하겠습니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카톡 하는 세상

 

이라지만 협재리에서 날아온 트윗이라고 생각하니 정말 신기하네요. 서울 연희동엔 해물파전 생각나게 하는 봄

 

비가 옵니다. 제주에도 멋진 비가 내리고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