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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마니타스

정혜윤, <그의 슬픔과 기쁨> (후마니타스. 2014, 4.) 서로 다른 방향으로 몇 차례고 썼던 글을 모두 지우고 다시 쓴다. 이 책은 CBS 라디오 프로듀서인 정혜윤이 쌍용자동차 선도투 스물여섯 명을 만나 들은 이야기를 말투까지 살려 기록한 책이다. 그들은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그 가운데 '절차의 부당함'이나 '고용의 정상화', '해고로 인한 상실감' 등의 박제된 용어는 그리 많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소년기의 꿈을 이야기했고 어떤 사람은 실패로 끝난 연애 이야기를 했고 어떤 사람은 피부관리의 지난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책은 그렇게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라는, 어떤 이에게는 증오스럽고 어떤 이에게는 지겨운 '상징', 그 상징 뒤로 숨겨져 버린 '사람'의 슬픔과 기쁨에 대해 한참동안 들려준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그래서 수백 줄.. 더보기
노영수, <기업가의 방문> (후마니타스. 2014, 3.) 제목이 문학 작품의 패러디이고, '어느 기업 대학에서 생긴 일'이라는 부제에서는 그나마 책의 내용을 조금쯤 추리해볼 수 있지만 글자의 크기가 워낙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간단하게나마 책 소개부터 하기로 한다. 부제에서 가리키는 '어느 기업 대학'은 2008년에 두산에 인수된 중앙대학교를 말한다. 저자는 이 중앙대학교의 독어독문학과에 03학번으로 입학한 노영수 씨이다. '기업 대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라면 이 정도만으로도 책의 상징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업이 대학을 인수한 뒤 일어나는 변화에 있어 중앙대는 삼성의 성균관대와 함께 그 폐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혔다. 인수한 재단이 대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해당 기업들이 대학을 인수한 후 시행한 조치가 '격'을 깨는, 그야.. 더보기
야스다 고이치, <거리로 나온 넷우익> (후마니타스. 2013, 5.) 1. 기자 출신인 프리랜서 작가 야스다 고이치의 2012년 작. 책날개의 소개에 따르면 작가는 이 책으로 2012년 일 본저널리스트 회의상과 제 34회 고단샤논픽션상을 수상했다 한다. 이 책에서 주된 취재의 대상으로 삼고 그 연원과 활약, 의의를 다루고 있는 모임은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在日特権を許さない市民の会', 약칭 '재특회'이다. 일어로 '자이니치'라고 읽는 '재일在日'은 일본에 살고 있는 남한과 북한 국적의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본 래대로라면 '재일 한국인'이나 '재일 조선인'이라는 말이어야 할텐데도 그저 '재일'로 통칭한다는 데에서 그 사 회적 맥락이 간단하지 않은 용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들은 개인적 차원의 차별, 멸시 등은 물론 참정권이나 공무담임권과 같은 행정적 절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