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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로 끝도 없이 쫓기거나 내처 달리는 꿈을 자주 꾼다. 그런데 요 근래 들어 활을 당기고 과녁을 맞추는 꿈을 자주 꾸게 됐다. 옛 기록을 뒤져 보니 대체로 길몽(吉夢)이라 하여 마음은 잘 놓아두고, 활은 누가 만들었을 까 궁금해 오랜만에 잡식 공부를 좀 했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활을 처음에 만든 이는 옛적의 휘(揮)라고 한다. 《설문해자》는 한자의 모양 과 음, 연원 등에 대해 적어 놓은 책인데, 오래 되기도 하였고 내용이 간략한 부분도 있어 이후로 여러 이가 각주 를 달았다. 그 가운데 한 명인 왕균(王筠)은 다음과 같이 부연 설명하였다. “《당서(唐書)·재상세계표(宰相世系 表)》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소호(少昊)씨의 다섯 번째 아들인 휘(揮)가 처음으로 활과 화살.. 더보기
활에 관한 얕은 지식과 추억을 한데 얽어 일기를 쓰다가, 글과 함께 올리기 위해 다운받은 사진을 다시 보고는 모두 지 워버렸다. 우주적 아름다움의 저 한 획 앞에서 꾸며낸 말뭉치가 다 무어냐. 총포와 도검류를 비롯한 여타의 무기와 병 기에는 예비역으로서의 심심한 관심만을 갖고 있지만 활만은 은퇴한 뒤 꼭 한 자루 만들어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 내 가져오던 차에, 영화 을 보고는 욕정이 다시 한껏 치솟아 검색을 해 보았다. 의외로, 딱히 큰 마음을 먹지 않고도 보급형이라면 한 자루 정도 살 수 있고, 혹여 공돈이 생긴 경우를 틈탄다면 제법 멋을 낸 작품도 눈독을 들일 수 있을 법한 가격대였다. 상시는 아니고 이따금 이벤트 성으로 하는 모양이지만 활 박물 관 등에서 소정의 돈을 내고 나만의 활을 만들 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