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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사마 야요이

5일차 - 교토 상경 4월 12일 일요일. 8일부터 20일까지 13일 간의 여행 중 5일차이다. 이 날은 나오시마에서의 여행을 마치고 교토로 올라가기로 했다. 아침에 일찍 떠나 교토에서의 오후를 누려도 되지만 섬에 체류한 나흘 동안 가장 좋은 볕이 든 것이 분하여 점심 무렵까지 노닥거리기로 했다. 마침 나오시마의 골목은 어슬렁거리며 노닥거리기에 최적화된 곳이기도 하다. 산책 길, 멋진 자연이나 안도 다다오의 작품보다 더 내 눈을 잡아끌었던 것은 언젠가 꼭 키워 보고 싶은 샴 고양이의 실루엣. 반투명 창이라 뚜렷하게 보이지 않아 한층 애틋하였다. 이전의 경험에 비해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태도라면, 즐길 수 있을 때에는 즐기자, 로 요약할 수 있겠다. 여행을 할 때의 나는 잠자리나 먹을 것, 혹은 한국에 돌아와서도 할.. 더보기
3일차 - 젖어봅시다 나오시마 지난해 11월에 교토를 찾았을 때에는 겨울이라 그랬는지 3주 가량 체류하면서도 비 걱정이 없었다. 이번의 여행에서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날씨부터 체크하는 것이 습관 됐다. 2015년 4월 10일 금요일. 여행 3일차의 아침. 이층 침대에서 내려다보니 폭우 소리가 들리고 창문은 온통 어둑어둑하다. 뱀부 빌리지에는 조식이 제공된다. 빵과 커피는 무한정으로 먹을 수 있지만 냉장 보관이 필요한 잼과 물은 양심껏 먹어야 한다. 주인이 상주하지 않고 별채에 머물면서 이따금 드나들기 때문인 것 같다. 나오시마에 관한 기록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팁은 식당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잼 못 먹어 죽은 귀신처럼 잼 반 빵 반 해서 몇 번씩 구워 먹었다. 세토 내해를 바라보는 .. 더보기
2일차 - 4. 들어갑시다 나오시마 나오시마로 가는 길. 섬이니까 배를 타고 가야 한다. 오사카 성은 시간이 맞으니 가 본 것이고, 제대로 된 첫 관광이라 나는 신이 났다. 나오시마에 도착하면 항구에 작은 터미널이 있다. 이 또한 예술작품이라 한다. 에도 막부 시절에는 이 곳에 제염업 또한 번성하였었다 한다. 그 흔적일 것이다. 나오시마 소금 캬라멜. 신기해서 사 먹어 봤는데 정말로 소금 맛 캬라멜이었다. 나오시마의 캐릭터인 스나오 군을 따라서 한 컷. 나오시마直島라는 이름답게 캐릭터도 순박하고 정직하기 짝이 없다. 사실 나오시마의 항구가 가까워오면서 모든 관광객들이 뱃전에 매달려 보는 것은 오로지 저 것. 세계적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대표작 중 하나인 왕 큰 호박 전시물이다. 진품이다. 입장료도 필요 없고 올라가도 상관 없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