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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강도현, <골목사장 분투기> 대학생들도 이 주제에 관심이 많았던 것일까? 출판소식이 들릴 때부터 잠복해 있다가 학교의 도서관에 들어오자 마자 예약을 걸었음에도 석 달 여가 지난 이제에야 손에 떨어졌다. 출판 전부터 이미 화제가 된 바 있었다. 미 대학에서 수학 전공, 삼일 회계법인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 파생 상품 트레이더로 억대 연봉 등 하여튼 돈과 숫자에 관해서라면 어디 가서도 밀리지 않을 이력의 저자가 홍대에 직접 커피숍을 냈다가 쫄딱 망한 이야기. 생판 남에다가, 다시 돈 좀 벌어보자면 못 벌 스펙도 아니고, 한 차례의 실패를 거름 삼아 다시 카페를 차려 3년째 운영 중이며, 이런 책을 내서 사회적 명망도 얻었다 하니 그런 형이 한 번 망했던 이야기야 겨울밤 간식과 함께 고소하게 즐겨도 좋으련마는. 책에서 다뤄지고 있는 .. 더보기
그 카페 서문 인근에 살지 않을 때조차, 밤의 모습이 아름다워 이따금 찾곤 하던 언덕 위 그 카페가 없어졌다. 입구에 샹 들리에가 매달려 있고 통유리로는 항상 드문드문 손님들이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보이던, 정원에는 따로 이 놓여진 벤치와 그 위로 포도 가지가 낭창낭창 드리워진 그림 같은 곳이었다. 언젠가 귀한 사람들과 함께 와 보리라 다짐하면서도 이 카페 말고는 올 일이 없는 곳이라 찾지 못했고, 나 혼자 있을 때에는 돈을 쓰지 않는 편 이라 수백 번의 귀가길에도 눈동냥만 했을 뿐 들어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십여 년 신촌 생활의 짝사랑이 무너지 는데는 이삼일이면 충분했다. 사진을 찍은 것은 팔월 중순의 일. 한 달 여가 지난 지금 부지에는 커다란 구덩이와 그 위를 덮은 거대한 철골 구 조가 있다. 모양.. 더보기
홍대, 카페 꼼마 갔던 것이 너무 좋아 일기로 쓰기는 하지만,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백 배는 큰, 홍대 . 주 차장 길에 있어서 감춘다고 해 봐야 딱히 감출수도 없지마는. 차에도 욕심없고 집에도 욕심 없지만 이런 책장 보고 온 날엔 배가 아파서 잠이 안 온다. 점원에게 물어보니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책을 꺼내다 읽어도 좋다 고 한다. 2층의 플로어에서 찍은 사진인데, 1층 중간의 작은 책장에 담긴 책들은 리퍼브 상품으로 반 값에 팔리 고 있었다. 과 를 만 원도 안 주고 샀다. 그 전까지의 삶에서 가장 좋았던 카페는 2006년에 꼴까타에서 들렀던 북 카페. 처음 간 외국이라 모든 것이 신 기하기도 했고, 죽을 듯이 더운 인도를 누비고 다니다가 두어 달 만에 에어컨을 쐬게 된 곳이라는 어드밴티지까 지 모두 인정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