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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프레드 반렌트 / 라이언 던래비 <만화로 보는 지상 최대의 철학 쑈> (다른. 2103,5.) 1. 제목과 표지의 메시지 그대로, '지상 최대의' 철학 사상을 만화의 형식으로 만나 보는 책이다. '콘서트'와 함께 인문학 도서 판매 전략의 단골 마담이기 때문에 제목에 '쑈'라는 표현이 있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표지의 좌측 상단, 마스크를 쓴 캐릭터의 왼쪽 위를 보면 '미국 도서관협회상' 이라는 박스가 달려 있다. 경계심을 풀지 않은 것은 잘한 일인 것 같다. 표지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보면 적어도 만화화의 과정에서 유머나 재미가 핵심적인 전략으로 고려되었을 것이라 여겨져 한편의 다행이다. 본문은 300쪽이 약간 넘는 분량에 40개의 소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300쪽에 40개 소챕터면 하나의 소챕터 당 평 균 7쪽에서 8쪽 정도가 할애되는 것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평균은 잘 .. 더보기
버트런드 러셀, <인기 없는 에세이> (함께읽는책. 2013,8.) 1. 길지 않은 서양 철학사의 독서에서, 나는 이렇게나 상냥한 책을 만나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상냥함은 조지아대학교의 사학과 교수인 커크 윌리스의 2009년 판 서문에서부터 전투적으로 육박해 온 다. 서양 철학사 개론서 몇 권의 끄트머리에서 버트런드 러셀의 이름 정도나 몇 차례 접해본 것이 전부인 나에게 는, 건조하고 딱딱한 논문 식의 문체, 혹은 그 감동의 깊이를 짐작하기도 어려운 찬사의 문체로나마 연대기나 활 동, 사상 중 하나 만이라도 설명해 주는 서문이 있다면 감읍하며 받아들여야 할 첫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다. 그 런데 15페이지의 짧은 분량에서, 커크 윌리스는 자연인 버트런드 러셀의 연표, 사회인 버트런드 러셀의 종횡무 진하는 이력, 그리고 지성인 버트런드 러셀이 남긴 사상과 그 영향을 일목.. 더보기
오가와 히토시, <철학의 교실> 한 줄 평. 쉬워서 즐겁다. 이 책은 '죽음', '연애', '행복' 등과 같이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떤 형태로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문제들에 대해, 그 문제를 깊이 탐구한 열네 명의 철학자들의 말을 빌려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그들의 사상을 요약해 놓은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장치를 통해서 쉽게 전달하려고 한 것이 이 책의 뛰어난 장점이라고 하겠다. 여기에서는 가장 인상적인 두 가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장치. 철학자들은 일본의 어떤 교실에 '직접' 등장하여 인물들의 구체적인 고민에 답한다. 예를 들어 선 생님께 혼나서 성질이 난 고등학생 앞에 미셸 푸코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와 '권력'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는 식이다. 이러한 소설적 형태는, 저자가 직접 고민에 답하다가 철학자들의 원론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