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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출국 전에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가는 것인만큼 여러 책도 읽어보고, 교토의 지도를 그려 탐방할 곳을 체크해 두기도 하는 등 떠나기 전부터 수선을 떨었다. 예산이 얼마 들었다든지 일본 여행의 필수 준비물은 무엇이라든지 하는 등의 사항은 여행을 많이 하시는 다른 블로거들의 정보가 더욱 체계적이고 실용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교토 여행과 관련해 읽었던 책들을 좀 소개할까 한다. 여행을 준비하며 읽었던 책들은 대체로 다섯 갈래로 나누어볼 수 있다. 첫째는 당연히 가이드북이다. 수십 종에 달하는 도쿄 여행 가이드북에 비해 교토 가이드북은 종수가 많지 않다. 재학 중인 대학의 도서관에도 절판된 것을 포함해 대여섯 권 밖에 없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을 소개한다. 괄호 안의 숫자는 출간일이다. (2014, 6.. 더보기
오카자키 다케시, <장서의 괴로움> (정은문고. 2014, 8.) 좌절과 슬픔이 되었든 위안과 희열이 되었든 내 삶에 가장 많고 깊은 생각과 감정을 가져다준 단일한 사물은 역시 책이다. 어렸을 때 즐겨 하던 어떤 일들은 때로 내 취향이 변하여서 그치기도 하고 때로 그것이 생업의 일부가 되어서 더이상 즐기지 못해 그치기도 하지만, 읽고 쓰는 일만은 즐겁기를 멈추는 일이 없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는 본가의 널찍한 책장에 도토리가 다람쥐 모으듯 책을 사서 꽂아넣는 것이 또 하나의 비밀한 취미였다. 어느 정도의 양이 모여서 마침내 카테고리 하에 재배치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의 우쭐함이 아직도 기억난다. 스무 살이 넘어서는 십 년이 지나도록 그 호사를 누리지 못했다. 언제 군대에 끌려갈지도 모르거니와 타향의 월세살이에는 마음이 흡족할 만큼의 책을, 살 돈도 놓아둘 곳도 지.. 더보기
김재욱, <삼국지 인물전> (휴먼큐브. 2014, 4.) 고려대 한문학과 강사이자 '자칭 전업 글쟁이'라고 하는 김재욱 씨의 신작. 부제는 '삼국지로 풀어보는 대한민국 인물열전'. 제목과 부제가 책 내용의 거의 모든 것을 말해준다. 이 책은 2014년 현재 특히 정치상황과 관련하여 시의성 있는 인물을 선정해, 그의 언행에서 연상되는 의 등장인물과 짝을 이뤄 함께 소개하고 평을 하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은 정치인, 교수, 작가 등을 비롯해 총 32명에 달한다. 각각의 인물에 짝이뤄진 의 인물까지 더하면 총 64명이 호명되는 셈이다. 이러한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와 경과는 책 끝의 '에필로그'에 실려 있다.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3년 말, 학술지에 투고할 논문이 써지지 않아 고민하던 필자는 술을 먹고 홧김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즉흥적 인물 평'이라는 .. 더보기
노영수, <기업가의 방문> (후마니타스. 2014, 3.) 제목이 문학 작품의 패러디이고, '어느 기업 대학에서 생긴 일'이라는 부제에서는 그나마 책의 내용을 조금쯤 추리해볼 수 있지만 글자의 크기가 워낙 작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간단하게나마 책 소개부터 하기로 한다. 부제에서 가리키는 '어느 기업 대학'은 2008년에 두산에 인수된 중앙대학교를 말한다. 저자는 이 중앙대학교의 독어독문학과에 03학번으로 입학한 노영수 씨이다. '기업 대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라면 이 정도만으로도 책의 상징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업이 대학을 인수한 뒤 일어나는 변화에 있어 중앙대는 삼성의 성균관대와 함께 그 폐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로 손꼽혔다. 인수한 재단이 대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해당 기업들이 대학을 인수한 후 시행한 조치가 '격'을 깨는, 그야.. 더보기
좋은 세상이구나 우리 때에는 이런 교재가 없었어.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