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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윤여준/이상돈/이철희, <누가 해도 당신들보다 낫겠다> (미디어트리거. 2014, 2.) 출판사 미디어트리거의 기획작.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세 명의 패널을 초대하여 '대통령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토론을 하고 그 결과물을 정리해서 출간한다. 부제는 '윤여준, 이상돈, 이철희, 대통령을 이야기하다.'. 중앙집권형 국가에서 정치를 말할 때 대통령을 논하는 것은 당연한 첫걸음이다. 그 기획의 패널으로 굳이 이 세 명을 부른 이유로는 아마도 '합리성'이나 '관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세 명에게는 모두, '속해 있는' 진영의 논 리와 완벽히 결이 일치하지는 않은 언행을 보인 공통점이 있다. 윤여준은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때 청와대 비서관을 지냈으며 16대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활동하였다. 새누리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소장을 지낸 바 있고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는 이.. 더보기
김충식, <남산의 부장들> (폴리티쿠스. 2012,11.) 열 살 무렵까지 살았던 동네에는 기묘한 건물이 있었다. 교도소도 아닌데 철책은 높았고 드나드는 차는 하나같 이 80년대의 인천에는 흔치 않았던 중형 세단들이었다. 유년기의 관찰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위압적인 인상을 풍기는 각그랜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공교육 과정에 영어 과목도 없었고 동네에 학원이라고는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 정도 뿐이었던 시 절이라 우리의 방과후는 자기 전까지 대개 동네 탐험과 저녁 식사, 그리고 제 2차 동네 탐험으로 이루어져 있었 다.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와중에 문방구에서 혀가 새빨개지도록 불량 식품을 사먹어도, 뒷산 절간에 바쳐진 사 탕을 훔쳐먹어도, 심지어는 동네의 무고한 창문을 깨먹어도 꿀밤 몇 대로 끝나곤 했지마는, 앞서 말한 '기묘한 건물' 근처에서는 .. 더보기
고나무, <아직 살아있는 자 전두환> (북콤마. 2013, 6.) 이 표지, 대단하다. 근래 접한 표지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다. 위에 실은 표지 그림은 띠지가 포함된 출판사 제공 이미지이다. 띠지를 제하고 나면, 바닥을 탄탄하게 밟고 서 있는 발 끝까지 전신의 모습이 드러난다. 주름 없는 품에 가려져 있지만 어깨는 단단하고, 요새의 유행에 비해 다소 넓은 바지통은 그대로 강력한 다리를 연상케 한다. 적당한 중키에 주머니에 찔러 넣은 팔까지, '강인함'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눈에 띄는 것은 얼굴이다. 목과 색깔이 달라 합성된 것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감정 없는 눈매와 가볍 게 다문 입술은 몸이 이미 전달한 언어와 동일한 내용을 갖는다. 그리고 반쯤 가려진 그 모습. 어딘가의 뒤에 숨 어있는 것일까. 숨었다고 보기에는 이미 당당하게 드러난 반신이 있다.. 더보기
지승호/이상호, <이상호 GO발뉴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씨의 11월 작. 저자는 2012년에 네 권을 출간하였는데, 출간 순으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 다. 오슬로 대학 한국학 교수 박노자를 인터뷰한 , 영화감독 양익준을 인터뷰한 와 를 다른 한 묶음으로 가를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인터뷰집이긴 하지만, 전자는 탈자본주의와 서울시장선거라는 '이슈'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고, 후자는 영화인 양익준과 기자 이 상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인터뷰가 이뤄지고 있다. 전자는 깊어서 좋고, 후자는 넓어서 좋다. 책은 총 4장으로 나뉜다. 1장 '요즘 기자로 산다는 건'은 현재 이상호과 관심을 갖고 취재하는 사건, 그리고 만나 는 사람들에 관한 내용이다. 2장 '워스트 5 & 베스트 10+α'는 제목 그대로 이상호가 스스로 뽑은 기자 인생 최고 의 .. 더보기
중학생은 보지 마라 지난 9일 국회 교과위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김태년 의원에 의해, 국사편찬위가 천재교육에서 펴낸 역사교 과서의 87년 6월 항쟁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한열 씨의 사진을 수정하도록 권고한 사실이 밝혀졌다. 국사편찬 위원회는 권고의 사유가 "학습자가 중학생임을 고려해 직접적이고 참혹한 사진 제시에 대해 재고려"를 요망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수정을 '권고'하였을 뿐이라면 강제력이 없다는 점에서 그닥 큰 쟁점으로 보이지 않지만, 김 태년 의원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검정교과서로 채택돼야만 공신력 있는 교과서 업체로 인정받을 수 있 고, 참고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명목적으로는 권고이지만, 사실상 수정지시로 받 아들여진다.' 이 사진은 결국 명동성당의 사진으로 교체되었다. 'Y.. 더보기
임병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정치평론가 임병도 씨, 필명 '아이엠피터'의 2012년 7월 작. 저자는 정치시사 블로그 계의 거목이다. 책날개에서는 그의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월평균 50만 명'이라 고 소개하는데, 정치시사 블로그의 독자들이 비교적 충성도가 높은 독자들임을 감안하면 반드시 50만 명이라고 보기에는 어렵겠지만, 아무튼 엄청난 숫자인 것은 틀림없다. 나도 이따금 블로그 계의 풍향을 살피기 위해 포털 DAUM의 블로그 서비스인 'View'란을 방문하곤 하는데, 지속 적으로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는 글들은 대체로 연애, 맛집, 연예 카테고리에 국한되어 있다. 그 외의 카테고리 에 속하는 글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것은 대체로 하나의 폭발력 있는 이슈가 있을 때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국제 카테고리라면 연평도 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