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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깨달음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읽어야 할 책이 있어 학교의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나 검색을 해 보니 대출되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집에서 도서 관까지는 걸어서 십여 분 거리이고 원하는 책이 꽂혀있는 데까지 가는 데에는 십오 분에서 이십 분 정도면 충분 하지만, 인기있는 책의 경우에는 그 사이의 시간에 대출되어 버리는 경우도 없지 않다. 얼른 주섬주섬 옷을 입고 도서관 입장과 도서 대출을 위해 학생증을 챙긴 뒤 나는 총총 도서관으로 갔다. 도서관에 도착해 출입 기계에 학생증을 대었는데 뿌-, 하는 소리가 났다. 파란 시그널에 삑, 하는 단음이면 통과, 붉은 시그널에 뿌-, 하는 장음이면 통과가 아니다. 학생증 단면에 기스가 날까봐 씌워 놓은 카드 덮개 때문일까 싶어 그것을 벗기고 다시 대 보았지만 역시 뿌-, .. 더보기
2006년 10월 인도에 다녀온 뒤로는 가을 바람이 불면 갠지스 강이 생각난다. 여전히, 수중에 돈이 넉넉히 있어도 해외여행 은 부자들이나 가는 거라고 홍콩조차 가지 못 하는 깜냥인데, 생각해 보면 신기하다. 인도 여행은 준비할 때부 터 돌아올 때까지 한 번도 그것이 신기한 결정이라거나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야할 곳에 가서 해야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학교의 서문 밖에 있는 내 방으로, 노천극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연고전의 응원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부럽 고 배가 아파 쌓인 일 제쳐두고 블로그의 재미있는 글들을 찾아 돌아다니다가, 지금 인도 여행을 하고 있는 이 가 인도의 바라나시에서 쓴 일기를 읽었다. 요새 세상에는 이 억을 준 사람은 감방에서 추석을 보내는 판에, 십 수 억을 받고도.. 더보기
靑空 새로 쓰기 시작한 토렌트로, 그간 여러 경로로 구해 봐도 성공할 수 없었던 Blue Hearts의 전집을 다운받았다. 많이들 알고 계실 Blue Hearts의 노래는 '린다, 린다, 린다'이지만, 내가 구하고 싶던 한 곡의 노래는 靑空였다. 독음은 아오 소라. 아오이 소라가 아니다. 여행 가방보다 훨씬 큰 기타를 들고 다니던 코타. 바라나시에서 만난 일본인 친구인데, 인도 여행을 떠나며 기타를 시 작했다는 터무니없는 연주자였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의 옥상은 옆 숙소의 옥상과 연결이 되어 있었는데, 경관이 좋아 두 숙소의 투숙자들은 밤마다 모여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했다. 나는 대개의 여행자들보다 술을 잘 하는 편 이었고, 코타는 전혀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새벽녘이 되면 둘만 있는 것을 발견.. 더보기
인도 여행 중 그렸던 그림 인도를 여행하며 틈이 날 때마다 여행기에 그림을 끄적거리곤 했는데, 집에 있다가 새삼 그 때 생각이 나 사진 첩을 뒤적여 보았다. 쓰고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중간에 끊긴 것이 마음에 걸려 재개하지 못 하고 있는 인도 여행기도 다시 계획할 겸 해서. 다즐링에서는 추워서 나다닐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림이 많았던 것이고, 역시 갠지스가 그릴 게 많았구나 하고 추억하게 된다. 다시 가고 싶긴 하지만, 돈보다 시간이 더 없어서. 다음은 몽골이다. 삼십대 중반이 되기 전에 꼭 다녀와야지. 북인도를 다시 찾는 것은 최소한 남미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인도를 순방한 뒤에야 가능할 테니 언제가 될지 모 른다. 죽기 전에 갠지스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지만 못 봐도 크게 상관없을만큼 이미 마음속엔 충분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