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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터삼거리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하늘을 날다 하하하 15km. 하하하 성장한 내 마음. 신나게 달리다가 이름도 처음 듣는 '마석역'을 지나게 됐다. Magic Stone Station. 스네이프 교수가 호그와트로 출퇴근하는 역 이름 같구나. 언제 또 와보랴 싶어 사진도 찍고 마석역 앞의 읍내도 둘러본다. 이차로를 중심으로 하여 양쪽으로 2-3층 가량의 상가가 늘어선, 전형적인 읍내 풍경이다. 닭 집에선 튀긴 닭 냄새가 흘러나오고 분식집에선 하루 종일 끓여 걸쭉해진 떡볶이에 윤기가 흐른다. 어디 들러서 식사를 하며 충전도 할까, 하며 북한강자전거길에선 습관이 된 노선 검색을 해 본다. 뭐래 이거. 아까는 15km랬는데 갑자기 19km가 넘게 나오다니.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며 부모보다 더 믿어왔던 지도 어플이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마주치게 되..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경기도는 경기도 좋지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종주자전거길에서는 보지 못했던 자전거 신호등. 귀엽고 재미있다. 차는 한 대도 안 지나가 지만 빨간 불이니 기다리기로 한다. 자라섬이 여기였구만. 오려면 올 수 있었네, 라는 생각에 다시금 울컥한다. 치토스 표범처럼 언젠간 오고 말거야 라고 다짐한다. 북한강자전거길은 대체로 산과 밭 사이로 이어진 2차로라 편의 시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마침 그 자리에 있어 서는 안 될 것 같은 자리에 넓고 큰 편의점이 떡하니 있길래 들어가봤다. 큰 통으로 물을 준비해 갔지만 음수대 를 만날 수가 없어 1구간에서 다 마셔버린 뒤였다. 1+1로 세일 중인 괴상한 이름의 음료를 사 벌컥벌컥 마시는 데 앗, 휴대폰 무료 충전기가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에만 이미 휴대폰 배터리..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북한강은 부른다 그럼 출발. 완만하게 누운 산과 자전거길 좌우로 펼쳐진 밭. 소똥 냄새도 나는 것 같은 평화로운 길을 휙휙 지나간다. 북한강자전거길의 운치있는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나무다리 길. 조금 좁아서 나 같은 초보한테는 커브가 어렵 긴 하지만 천천히 달리다 보면 왼편의 강냄새와 오른편의 숲냄새가 섞여 몹시 흐뭇하다. 바퀴 아래서 달그락 달 그락거리는 나무다리의 감촉도 즐겁다. 여기에서 나는 자전거에 조금 익숙해졌답시고 달리는 와중 건방을 떨며 한 손으로 사진을 찍다가 강하게 펜스를 들이받았는데, 국부의 격심한 통증에도 좌절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계속 해서 즐겁게 달렸다. 고통을 잊게 하는 풍광, 대단하다. 물론 부위가 부위인만큼 다 잊은 건 아니고 때때로 생각 났다. 쭉쭉 시원하게 달린다. 해는 아직 중천이지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