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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겨레21 올해의 판결 취재팀, <올해의 판결> (북콤마. 2014, 3.) 시사주간지 의 '올해의 판결 취재팀'은 2008년부터 해마다 연말이 되면 변호사, 시민단체 위원, 법대 교수 등의 위원을 위촉하여 그 해 있었던 판결 가운데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사회의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가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올해의 판결'을 선정해 왔다. 그렇게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간 모인 92개의 판결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표지 디자인이 간결하고 제목도 명확하다. 본래 시사주간지의 기획이었던 만큼, 총 92편으로 이루어진 꼭지 하나하나의 구성도 한 편의 기사처럼 군더더기 없이 논증적이다. 이것이 한 꼭지의 첫번째 장에 해당하는 편집 양식이다. 맨 윗 칸에는 해당 판결을 내린 소속 법원과 사건번호, 공식 사건명이 기록된다. 책의 안내에 따르면,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홈페.. 더보기
이철희, <뭐라도 합시다> (알에이치코리아. 2014, 2.)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이철희 씨의 신작. 연구소나 저자의 이름이 낯설다 할지라도 사진을 보면 '아, 에서 강용석 맞은편에 앉은 그 아저씨' 할거다. 부제는 '알아서 기지 맙시다. 담벼락에 욕이라도 합시다.'. 책은 총 2부 4장으로 나뉜다. 1부는 주로 '리더급 정치인'에 관한 인물 평론이다. 먼저 1장에서는 '진보' 진영을 다룬다. 전임 대통령인 김대중 과 노무현에 대한 분석이 먼저 나오고, 뒤이어 현재 야권의 대선 후보급 정치인 3명을 언급한다. 재미있는 것은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경합을 벌였던 안철수, 문재인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먼저 호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 장에서는 '보수' 진영의 인물들을 다룬다. 전임 대통령인 이명박과 현 대통령인 박근혜에 대한 분석이 나오고, 이어서 현 정부의 시스템.. 더보기
노정태, <논객시대> (반비. 2014, 2.) '청년논객' 노정태의 2014년 신작. 인터넷 언론 에 '노정태의 논객시대'라는 코너로 진행했던 내용 을 묶어 한 권으로 출간했다. 부제는 '인문, 사회 담론의 전성기를 수놓은 진보 논객 총정리'. 정리부터 하고 넘어가자.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 이 책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의 결과물이다. '어떻게 이렇게'가 아니라 '어쩌다 이렇게'라는 표현에서, '지금'은 매우 부 정적이거나 비극적인 상황이며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었던 '옛날'이 있었다는 저자의 인식을 읽을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지금'과 '옛날'이 언제였는지를 적시하는데 별다른 망설임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오직 SNS에서만 뜨거웠던, 지리멸렬하기 짝이 없었던 2012년 대선의 과.. 더보기
오찬호,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개마고원. 2013, 12.) 1. 익숙한 듯 낯선 제목과 강렬한 표지 디자인이 눈길을 잡아챈다.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의 연구원인 오찬호 씨의 근작. 동 대학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저자가 시간강사로서 대학생들을 만나며 그들을 관찰하고 그들 과 토론하며 얻어낸 '20대 세대론'을 정리하였다. 책의 본문은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다. 각 챕터마다 재기 넘치는 소제목이 붙어있어서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지 왜 그 차례에 들어가 있는지를 추측하는 것이 쉽지 않다. 본래 그의 박사논문이었던 내용을 대중서로 다시 풀어 서 쓴 것이라는 저자의 발언을 참고하며 다시 읽어 보니 문제제기 - 원인적시 - 현상파악 - 대안제시 의 전형적 인 논문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2-1. 1부 '강의실에서 바보가 된 어느 시간강사 이야기'에서는 이 연구를 시.. 더보기
강준만, <멘토의 시대> 1 기원전 8세기께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남긴 서사시 를 보면,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에 출정하면서 집안일과 아들 텔레마코스의 교육을 친구인 멘토르Mentor에게 맡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서 돌아오기까지 무려 10여년 동안 멘토르는 텔레마코스의 친구, 선생, 상담자, 때로는 아버지가 되어 그를 잘 돌보아주었다. 이후로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었다... (p21) 멘토라는 단어의 역사적 유래를 다루는 고전적 방식으로 출발하는,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준만 씨의 20 12년 5월 작. 출간되자마자 학교 도서관에 예약을 걸어두면 강준만의 책은 대체로 내가 제일 처음 받거나 두세 명 정도를 기 다렸다가 받을 수 있는 편인데, 이 책은 한 템.. 더보기
우석훈, <일인분 인생> 오랜만의 독서일기이다. 시간이 되는 한 독서는 늘 하고 있는 일이니 책을 읽지 않아 쓸 것이 없었다는 변명은 해 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왜 쓰지 못하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이 카테고리의 독자를 명확히 타케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답이 나왔다. 읽어보고 책을 살지 말지 고민하는 이에게 건네는 글이라면 명확한 목차 정리 와 체계적인 요약이면 된다. 이전부터 내 블로그를 읽어와서 나 개인에게 애정을 갖고 있는 이에게라면 내 기준 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을 재편집하여 에세이 형식으로 쓰면 된다. 어느 쪽이든 분명하게만 정해 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인데, 원인은 생각하지 않고, 요약만 하는 글은 내가 쓰나 남이 쓰나 똑같지, 그렇다고 나한테 의미있 는 부분만 떼어내서 마음대로 써 버리면 책 내용은 전혀 안 .. 더보기
개천에서 용 찾기 매 주 보지는 않고, 이따금 구미가 당기는 제목이 걸리면 찾아 보는 . '개천에서 용 찾기' 편은 지난 봄 에 다운받아 놓고 별 내용 있겠나 싶어 미뤄두었던 것인데, 지난 주인 7월 29일 방송된 '김제동-박경철-안철수' 2편 을 보고 흥을 가라앉히지 못해 다시 꺼내어 시청했다. 같은 프로그램이라 무의식적으로 재생시키긴 했지만, 1편에 이 어 점차 공고한 삼각편대를 이루어가는 김박안 트리오의 활약을 보고 난 뒤라 얼마나 재미있겠나 싶었는데, 별 내용 없더라도 일기를 쓰고 싶어질 정도로 흥미롭게 봤다. 인트로 장면. 개천이라도 여러 개 있을텐데 일부러 청계천에서 찍질 않나, 개천에서 난 용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 개하면서 각하도 슬쩍 끼워넣질 않나, 아무튼 분발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지 않아도 무더운 .. 더보기
최규석, <울기엔 좀 애매한> 자랑할 일은 아니라 일기에는 자세히 적지 않았지만, 나는 작년에 생계와 그 외의 목적을 위해 한 분기 정도를 들여 논술학원에 전임처럼 출강한 적이 있었다. 기형화된 사교육 시장 덕분에 보수가 생각보다 엄청나게 많아, 일자리가 있을까 싶던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여러 학원 가운데 선택을 해야 했다. 면접의 낭인 길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한 학원은 인천의 본가 근처에 있는 것으로, 지하철로 세 정거장 쯤 되는 거리에 있었다. 그 면접을 마치고 나면 나는 그간의 면접 사항을 쭉 늘어놓고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면 되는 일이었다. 서울에 세 정거장 가까운 본가에서도 통학하기가 싫여 출가한지 십 년이 되어 간다. 일단 예의라 면접은 보러 가면서도 어쩔까 고민 중이었는데, 초행길이 두시간 반이 걸렸다. 왕복이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