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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5. 4대강 새재도보길 - 홈 스윗 홈 문경시의 외곽으로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불이 켜진 건물은 문경소방서였다. 나는 조금 기뻤다. 끝내 그 거리를 걸어낸 성취감도 있었지만, 마라톤이나 국토종주를 하다가 소방서에 들어가 물 한 잔을 부탁하고 소방대 원들의 응원을 받으며 떠나는 오래된 로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망은 그대로 실현되었다. 아시안게임 축 구를 보고 있던 소방관들과 의무소방 대원들은 불정역에서부터 걸어왔다는 말을 듣고는 물을 떠주네, 바람을 부 쳐주네 활발한 수선을 피웠고 문경 시내의 지리를 몇 차례고 거듭 가르쳐주었다. 역시 소방. 멋져. 소방관들이 가르쳐준 핵심정보는 '점촌역을 찾아라'였다. 어느 도시나 시청 인근이 번화하지만 문경시청은 문경 외곽에서도 꽤 들어가야 한다. 물론 멀쩡한 자전거라면 금세 가 닿겠지만 밤..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새재도보길 바람은 시원했다. 사방이 불꺼진 산중이라지만 차도 안 다니는 뻥 뚫린 길에 시간은 고작 저녁 일곱 시. 다음 거 점인 상주까지는 31km이니 넉넉 잡고도 아홉 시에는 도착할 판이었다. 상주는 새재자전거길의 종점이자 이 날 의 목표지점이기도 했다. 모텔 잡고 샤워 하고 야식 한 끼 먹고 나서 '그것이 알고 싶다' 보다가 자면 되겠네. 나 는 신이 났다. 불정역을 뒤로 하고 십 분쯤 달렸을까. 몇 시간 동안 달리면 체력은 분명히 출발할 때보다 떨어져 있지만 타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다. 좀 더 적은 힘을 들이고도 속도를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느낌을 즐기면 서 달리고 있는데. 달각달각. 달각달각. 아뿔싸. 두근두근하며 브레이크를 잡고 안장에서 내려 천천히 뒷바퀴를 바라보니. 처음 만난 날인데..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불정역에서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구간으로 말하면 이제 겨우 두번째 구간. 이화령에서 출발해 문경읍까지 간 것도 이 구간 내에선 반도 안 된다. 다행히 각도가 세거나 커브가 심한 길은 끝나고 지금까지 흔히 보아오던 평온한 길이 이어 진다. '고모산성' 등의 이름이 보이고 직선 길이 아니라 뺑 둘러가는 길이 나왔다 싶으면 이번 거점인 '문경 불정역'에 다 온 것이다. 불정역은 폐역이지만 관광 상품화를 잘 해 놓아서, 내가 도착했을 때엔 해가 질 무렵이었는데도 여전히 사람들 로 붐비고 있었다. 위의 지도에서 보듯 인근엔 도시 하나 없는 곳이라 모두들 자기 차로 놀러와야 하는 곳인데 도 그랬다. 불정역을 중심으로 보았을 때 왼편으로는 레일 바이크가. 오른편으로는 특히 불정역만의 명소인 레일 펜션이 있다. 이 레일 펜션은.. 더보기
5. 4대강 새재도보길 - 선배의 은혜 만났다, 선배님들. 패치에 본드, 렌치까지 빌려주었고 처음 해보는 내가 혼자 낑낑거리고 있자 도와주기까지 했 던 라이더 선배님들. 정말 고맙슙니다. 다 고쳐준 뒤, 주말을 이용해 달리는 중이라는 회사원 선배님은 소조령 쪽으로 달려갔고,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가는 중이라는 태권도 사범 선배님은 나와 같은 방향이긴 하지만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속도를 내어 먼저 달려갔다. 저도 언젠가 길 위에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 습니다. 라이딩으로 올랐든 워킹으로 올랐든 이화령은 이화령. 선배님들이 찍어줬다. 떠나기 전의 두 영웅. 다시 한 번 어휴 고맙습니다. 북한강의 소양강 처녀처럼, 이 길을 지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장씩 찍는 이화령 사진. 남의 블로그에서 볼 때엔 정말 별 감흥 없었는데 직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