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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

6. 낙동강 우회 자전거길 - 삼랑진에서 이 다리는 삼랑진교이다. 삼랑진교를 넘어가면 삼랑진역이 나온다. 삼랑진역은 춘원 이광수의 의 마지막 무대이다. 비교적 능숙하게 교직해 왔던 인물 간의 첨예한 갈등을 홍수 앞에서의 대화합이라는 장치로 한 쌈 크게 싸서 꿀떡 삼켜버린 그 장면이 펼쳐진 곳이다. 그 삼랑진에 진짜 왔구나, 하는 감회가 들어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멈춘 건 아니고 무릎이 욱신거려서 멈춘 거지만 멈춘 김에 찍었다. 젊은 사람이 다리 사진을 찍고 있으니 신기했던 모양이다. 먼저 앉아 쉬고 있던, 화려한 자전거 의상을 입은 오십대 초반 쯤의 부부가 으데서 왔습니꺼, 하고 말을 붙여왔다. 서울에서 왔어요. 안동 사람인 아저씨와 하동 사람인 아주머니가 부산 옆의 양산에 살기 시작한 지는 십 년이 조금 못 되었다 했다. 마침 나와.. 더보기
130515, <춘원과 구보> 현대 한국소설을 강의할 때 사회와 작가가 작품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나는 항상 춘원 이광수의 과 구보 박태원의 로 수업을 시작한다. 직접 작품을 논하기 전에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의 가정 환경, 인생관 등을 설명하는 데 꽤 긴 시간을 보내는데, 이 때 사진이나 영상 등을 잠시 보여주는 것은 수강생을 집중시키는 데 꽤나 효과가 있다. 물론 계속 띄워놓으면 강사인 내가 아닌 화 면으로 주의가 흘러가서 방해가 되는 탓에, 어지간히 수업 분위기가 어지럽지 않은 이상 좀처럼 쓰지 않는 일종 의 극약 처방인 셈인데. 이번 학기에 나가고 있는 고등학교 방과후 수업에서 중간고사가 끝난 뒤 가르치는 반이 바뀌었다. 큰 흐름을 잡 아놓아서 작은 애드립 하나로도 수업 분위기를 잡을 수 있게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