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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김충식, <남산의 부장들> (폴리티쿠스. 2012,11.) 열 살 무렵까지 살았던 동네에는 기묘한 건물이 있었다. 교도소도 아닌데 철책은 높았고 드나드는 차는 하나같 이 80년대의 인천에는 흔치 않았던 중형 세단들이었다. 유년기의 관찰이라 확실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위압적인 인상을 풍기는 각그랜져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등학교 공교육 과정에 영어 과목도 없었고 동네에 학원이라고는 피아노 학원과 태권도 학원 정도 뿐이었던 시 절이라 우리의 방과후는 자기 전까지 대개 동네 탐험과 저녁 식사, 그리고 제 2차 동네 탐험으로 이루어져 있었 다. 이곳저곳을 쏘다니는 와중에 문방구에서 혀가 새빨개지도록 불량 식품을 사먹어도, 뒷산 절간에 바쳐진 사 탕을 훔쳐먹어도, 심지어는 동네의 무고한 창문을 깨먹어도 꿀밤 몇 대로 끝나곤 했지마는, 앞서 말한 '기묘한 건물' 근처에서는 .. 더보기
이순혁, <검사님의 속사정> 2 여기에는 여타의 사회과학 서적들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책 가운데 따로이 기억해두면 좋을 법한 내용이나 읽으면서 나름의 단상이 떠올랐던 부분을 추려내어 적는다. 앞에 있는 1편을 읽고 추가적으로 관심이 생긴 분이 라면 더 읽어도 좋겠다. 따로 2편을 적던 다른 때에 비해 양이 많지는 않지만 1편을 너무 길게 쓴 탓에 굳이 떼 어내어 쓴다. 1. 영화 에서처럼 검사들은 서로 '김 프로', '이 프로'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다른 직종에서도 흔히 그러듯이 서로 농담삼아 프로페셔널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아닐까 했던 내 생각과는 달리, 검사의 영어 단어인 'prosecutor'의 준말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의무경찰로 복무할 때에도 경감, 경정 등을 해당 영어 단어의 맨 첫 철자로 표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2.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