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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대학

6. 자체 정비 6일차.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우비가 내린다. 전날 빨아서 밖에 널어놓은 빨래는 모두 잘 젖어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항상 신기했던 풍경. 교토에서 본 일본인들은 정말로 남과 녀, 노와 소를 막론하고 자전거를 엄청나게 잘 탄다.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는 것은 노상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나는 아주 평온한 얼굴로 한 손에 우산 들고 한 손으로 샌드위치를 먹는다든지, 한 손에 아이팟을 들고 다른 손으로 맥주를 마신다든지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자전거를 잘 탄다기보다는 생에 대한 애착이 적은 편이라고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방으로 돌아가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봤다. '지구호'의 도미토리 룸은 17인실이다. 인도 여행을 할 때에도 이 정도 크기의 도미토리 룸은 본 적이 없다. .. 더보기
2. 교토대 학생회관 - 은각사 - 철학의 길 - 남선사 - 헤이안신궁 술기운에 푹 자다가 아침 외풍에 깼다. 어렸을 때 어디선가 '일본에서는 집에서도 옷을 겹쳐 입고 특별한 난방을 하지 않는다'는 글귀를 읽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 나라에 와서 팬티만 입고 잔 내 잘못이다. 술이 완전히 깬 것은 아니지만 여행에서의 시간은 귀하니까 눈을 뜬 김에 일어나기로 했다. 지구호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보이는 무라야의 모습. 어젯밤에 무슨 일 있었냐는 듯이 가정집인양 시침 뚝 떼고 있다. 새벽 세 시에도 성업이니 언제 문을 여나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저녁 여섯시에서 열시쯤에나 장사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2층의 저 뻥 뚫린 방인데, 항시 열려있는 것이 일단 수상하고, 영업 시작하면 불을 켜는데 그것도 새빨간 불이거니와, 방 안에는 사람 하나 없이 기묘한 형태의 마네킹과.. 더보기
1. 출국과 도착 악천후로 몇차례 지연을 거듭하던 비행기는 예정시간보다 두 시간이나 늦게 출발했다. 지겨우시겠지만 어쨌든 해외여행이니 하늘 사진 한 장만 넣겠다. 비행기 타는 것이 열 번쯤 넘어가면 이 광경도 심심해질까. 앞좌석에 달린 TV로는 노래도 들을 수 있고 영화도 볼 수 있었는데, 영화 채널에서 로빈 윌리엄스의 유작이 나오고 있었다. 울만 하면 먹을 것 주고 울만 하면 기내방송 나오는 탓에 인천서 간사이 공항까지 한 시간 사십 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많은 사람에게 웃음을 주었으니 천국에서도 상석 갔을거야, 로빈 형. 교토에는 공항이 없어서 오사카에 있는 간사이 공항에서 내려 이동을 해야 한다. 지하철을 타는 수도 있고 사진에서처럼 리무진 버스를 타는 수도 있다. 모두, 사십 분에서 한 시간 가량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