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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130313, <사탕나무> 철사제 헌팅 트로피를 완성한지 약 3주가 지난 뒤. 화이트데이를 앞두고 마침내 선물 제작에 돌입하였다. 연대 서문의 숙소에서 도서관까지의 짧은 길에도 가지각색 사탕 선물의 가판대는 줄을 이어 있었지만, 선물이란 모름 지기 가격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것이야말로 헐벗은 인문학도의 참된 마음가짐. 이번 조형물의 기획의도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 사탕이 조형물의 일부일 것. 둘, 사탕을 다 빼 먹고도 여전히 나름의 의미를 갖는 하나의 조형물일 것. 이외로 전체 인테리어와 조화되지 않으면 언제든 분리수거할 태세를 갖추고 계시는, 받는 분의 냉혹한 취향까지 존중할 것 정도가 추가로 고려되었다. (마지막 의도는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재료는 헌팅 트로피 제작과정에서 그 단맛을 톡톡히 본 공예용 철사 4종과 평범한.. 더보기
130220, <헌팅 트로피> '헌팅 트로피(Hunting Trophy)'라는 것이 있다. 단어가 낯설어서 그렇지 위의 사진만 보면 누구나 알 법한, '사냥 한 짐승의 머리 박제장식'을 이르는 말이다. 사자나 표범의 경우도 이따금 구경할 수 있지만, 여러 자료를 통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사슴이나 순록, 버팔로 등의 종류이다. 나는 사슴과 그 비슷하게 생긴 동물들에 대해서는 뚱해 보이는 콧등 때문에 별로 관심이 없지만, 그 뿔에 대해서 는 큰 흥미를 갖고 있다. 유년기에 읽었던 에서 뮌히하우젠 남작이 사슴 뿔에 버찌나무 를 키우며 버찌를 따먹었다든지, 청소년기에 접했던 에서 일본 전국시대의 맹장 혼다 헤이하치로가 그 투 구를 사슴 뿔로 장식하였다든지 하는 이야기 등에서는 정말이지 사타구니가 저릿저릿한 기묘한 호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