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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이준휘, <자전거여행 바이블> (꿈의지도. 2014, 6.) 자전거 라이더이자 블로거인 이준휘 씨의 2014년 신작. 부제는 '제주도 일주에서 국토종주까지 자전거여행의 로망을 실현시켜주는 전국 테마별 자전거여행지 55곳 완벽가이드'. 제목 그대로 (국내) 자전거여행의 가이드북이다. 책은 '프리뷰'를 제하고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55개의 자전거여행지가 하나의 꼭지를 이루어 10개의 장에 나뉘어 있는 셈이다. 10장 가운데에는 '서울 근교'나 '인천 섬코스', '중부지역'과 같이 지역별로 나뉘어진 카테고리도 있고 '캠핑&라이딩'이나 '기차와 자전거여행', '국토종주'와 같이 테마별로 나뉘어진 카테고리도 있다. 이 블로그에서 독후감 카테고리가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도 읽어보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최근에야 자전거 타기에 흥미를 붙인 내 개인적인 사정 때..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한강 종주 완료 혹시나 잊으셨을까봐. 저는 지금 충주 - 남양주 방향의 남한강자전거길 마지막 구간인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 구간을 달리고 있습니다. 다시 나타난 아트터널. 배트케이브처럼 안으로 이어진 조명이 빛난다. 조명 끝이 밑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이 터널 또한 내리막임을 알 수 있다. 남한강자전길이 10km도 안 남았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터진 낭만 깨방정. 이때껏 사진 한 방 안 찍고 몇십 km를 달리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는 듯 여기저기 렌즈를 들이댄다. 별 특징도 의미도 없는 철교에서도 괜스리 찰칵. 콧노래 불러가며 슬슬 달리고 있는데 아니, 안내판에 익숙한 이름이. 춘천 신매대교. 지난 주에 다녀온 북한강자 전거길의 마지막 거점이다. 자전거를 멈추고 둘러보니 저 멀리로 거지 꼴을 해서는 북한강자전거길 종..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인민의 벗 이 기사는 여행 카테고리에 속해 있는 것이니 무엇보다 여행 관련 정보부터 먼저. 남한강자전거길에서 슬쩍 옆 으로 빠져 몽양기념관으로 올라가는 500m는 굉장한 업힐이다. 몽양을 만날 자 이 정도는 각오하라는 것일까. 아무튼 참고 바란다. 씩씩대며 올라가면 먼저 몽양 유객문이 방문자를 맞는다. 유객문(留客文)은 머무를 류 자, 손님 객 자, 글월 문 자의 글자 그대로 풀면 '손님을 머무르게 하는 글'이다. 그 러니까 '몽양 유객문'이라 하면 몽양이 손님을 머무르게 하려 쓴 글, 이라는 뜻이 되겠다. 몽양 유객문의 출전은 '주자 유객문'이다. 주자는 성리학의 집대성자인 그 주희 맞다. 주희는 귀한 손님이 오면 반가운 마음에 그가 빨리 일어나지 않고 좀 더 머물렀다 가도록 일종의 퀴즈를 내었다 한다. 다음의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아트터널에서 종주수첩의 남한강자전거길 소개글을 읽어보면 '옛 기차길을 활용하여 만들어진 구간으로서 기차가 달리던 폐 철도, 폐교량, 폐터널 등이 아름다운 자전거길로 재탄생되었다'는 문구가 있다. 이 설명은 대체로 남한강자전거 길의 마지막 구간인 '양평군립미술관 - 능내역' 구간에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폐교량, 폐철로 위를 달리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경험은 역시 폐터널. 23km의 길지 않 은 구간에서 여남은 개의 폐터널을 만나게 된다. 뒤에서 오는 자동차 걱정할 필요 없이 터널 안을 달려도 된다는 것도 신나지만 잠시나마 햇빛을 피하며 냉골 같은 바람까지 쐰다는 것도 짜릿한 쾌락이다. 그 터널 가운데에서도 또 눈에 띄는 것이 위 사진에 보이는 '아트터널'. 다른 터널들은 안내판에 그냥 'OO터 ..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끝까지 겸손하게, 다비드처럼. 남한강자전거길의 6개 구간 중 5번째 구간인 '이포보 - 양평군립미술관'은 그냥 지도로 말하자면 여주시에서 양 평군으로 넘어가는 코스이다. 양평군은 상주시 등과 더불어 지자체에서 '자전거의 도시'로 홍보하는 몇 군데 중 의 하나이다. 그래서인지 일반 도로가 아닌 자전거 길에도 게시판과 홍보물 등을 빈번하게 만나볼 수 있다. 아닛. 지나기만 해도 귓불이 어깨까지 늘어나고 촉한을 차지할 수 있게 될 것만 같은 이름의 다리. 북한강자전거길 때에도 느낀 것인데, 확실히 경기도의 안쪽으로 들어와 서울 방향으로 달리면서부터는 사진을 안 찍게 되는 것 같다. 서울과 경기도의 풍광 또한 이름난 것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으니 아마도 그저 눈에 익숙 한 모습이어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지 않게 되는 모양이다. 슥슥 하고 달..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여주보 옵서예 순식간에 뿅 하고 도착. 그냥 떠나기가 아쉬워 두리번거려본다. 여주에는 심지어 보의 벽면에도 세종 어제 훈민정음이. 한두 번 봤을 땐 감동적이다가 자꾸 보게 되니 너네 너무 광 판다,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알기로는 세종대왕릉도 원래부터 여주에 있었던 게 아니라 나중에 이장된 것인 데. 보 한 쪽에는 유인 인증센터가 있다. 바깥의 무인 인증센터에서 이미 도장을 찍은 터라 딱히 들어갈 필요는 없었 지만 종주길을 맨 처음 시작하던 아라뱃길 서해갑문에서 들어가 봤던 것이 전부라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자전 거 도로에서도 사람 하나 못 봤는데 자전거길 인증센터에 사람이 없는 것은 정한 이치. 센터 안에는 4대강 홍보 사진들과 함께 보나 발전소 같은 시설을 축소해 놓고 그 작동과정을 살펴볼 수 있게 한 장치가..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세종대왕릉 전날 이미 꽤 많은 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이틀째에는 여유가 좀 있었다. 닭 한 마리 다 먹고 푹 자는 것 또한 집 나와서 누리는 호사 아니겠나 싶어 알람을 맞추지 않고 잤다. 두꺼운 커텐 덕에 세상 모르고 잤다. 창문을 열어 보니 여주 시내에는 이미 해가 쨍쨍. 시계를 보니 아침 아홉 시 반인데 도로에서는 벌써 김이 피어 오른다. 샤워하고 짐을 챙겨 나오는데 아주머니는 하던 페인트 칠을 멈추고 얼음물 한 병을 더 챙겨주었다. 혹여 나 여주에 다시 가게 되면 꼭 또 들러야지. 출발 전 계기판 확인. 전날 한 칸에서 두 칸 사이를 오가며 속을 태우던 배터리는 밤새 전기를 흠뻑 마시고 만땅 을 채웠다. 지금까지 자전거를 사서 달린 총 거리가 453km인데 어제 하루 달린 거리가 122km이다. 푹 곯아떨어 질..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비사이로 마까 그럼 출발. 출발하고 삼십 분쯤 지났을까, 안개와 빗방울 사이쯤에 있는 물이 얼굴에 와 닿는다. 출발하기 전날 밤, 이 날 오후 강수확률 60%, 예상 강수량 1-4mm라는 예보를 본 터였다. 강수량 1-4mm는 도대체 뭐야, 하고 검색해 보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같은 질문을 던진 바 있었다. 이곳저곳의 답변을 총합해 보면, 온다고도 안 온다고도 할 수 없는 비가 예측될 때 기상청에서 때리는 기준이 1-4mm, 라는 것이었다. 과연. 그것이 이런 의 미였구먼. 한 5, 60cm 앞에서 가끔씩 약하게 뿌리는 분무기를 맞는 느낌이랄까. 시원하니 잘 됐다. 하고 달리는데, 앞 쪽 멀리에서 한 라이더가 달려온다. 오랜만에 만난 동료라 아직 멀리에 있는데도 고개를 꾸 뻑하며 인사를 했다. 그는 오던 속도 그대로..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고독한 라이더 왔던 길 고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구만. 일기에 구구절절이 쓰기 하도 한심해서 툭 치고 넘어가는데, 나는 여 기서 길을 잘못 들어 약 20km를 더 달렸다. 날은 가장 더운 낮 두 시경이라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북한강자전 거길 때에 해 지고 전방 후레쉬 꺼진 판에 틀린 길 10km를 달리다가 대판 넘어지기까지 했던 이제의 나는 웃으 며 달린다. 하하하 한심해. 하하하 샹 한심해. 평일에 다녀와서 더 그랬겠지만 남한강자전길,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유독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 기도 인근에 들어서면서부터 종주를 시작하는 사람들에다 운동을 나온 동네 라이더들까지 나타나기 전까지는, 이틀 동안 달리면서 만난 라이더가 열댓 명 안짝인 것 같다. 위의 사진은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데 우연히 나타 난..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양반이 보고 있다. 이제 갈 곳은 남한강자전거길의 진짜 출발점인 충주댐 인증센터. 탄금대 인증센터에서는 11km가 조금 넘는다. 남한강을 끼고 달리는 것이라 길 잃을 염려가 없어 좋다. 하늘을 쳐다보면서 멍 때리며 달리다가 갑자기 놀라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아니 여기 인도야 뭐야. 아무리 자전 거 도로라지만.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길 옆은 굉장한 경사였는데, 무술 공원 인근에 사는 흑염소들답게 마치 산양처럼 펄 쩍펄쩍 뛰면서 내려가 버렸다. 일견 평범해 보이는 이 사진은 충주탄금대 - 충주댐 구간을 달리며 내가 받았던 인상을 잘 담은 한 컷이다. 남한 강의 풍경 수려하고, 인근을 둘러싼 위락시설, 운동시설 또한 수준급이다. 그런데 도무지 사람이 없다! 평일 대 낮이니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 없는 것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더보기
4. 4대강 남한강자전거길 - 무술의 근원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처음으로 간 곳은 '충주탄금대' 인증센터. 남한강자전거길의 거점은 아니고 남쪽으로 쭉 이어지는 새재자전거길의 출발점이긴 하지만 버스터미널에서 멀지 않아 미리 들러 인증 도장을 찍어봤다. 남한 강자전거길의 출발 거점인 '충주댐' 인증센터는 지도 상에서 북북동 쪽이라 조금만 돌아가면 되는 것도 한 몫 했다. 아닛. 역시 남한은 넓고 갈 곳은 많다. 이런 공원 저런 공원 많이도 들어봤지만 세계무술의 중심지가 충주에 있을 줄이 야.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멈춘 것인데 사진을 찍고 난 뒤 경로를 검색해 보니 여기가 바로 충주탄금대 인 증센터의 진입로였다. 충주터미널에서 출발해 정말 눈 깜짝할 새 도착하니까 처음 가는 분들은 주의 바란다. 도로 한 가운데에 풍기는 낯선 기운이 바퀴를 멈추게 ..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끝이 좋으면 다 좋다 휴대폰의 배터리가 다 되어버려서 3구간의 사진은 한 장도 없다. 배터리가 있었더라도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라 여러 장의 사진을 찍지는 못했을 것이다. 3구간은 4차선 차도 옆을 지나는 길과, 한적한 밭과 강변을 구불구불 돌아가는 길로 이루어져 있었다. 차도 옆을 지날 때엔 전방에서 내 쪽으로 연이어 오는 차량의 헤드라이트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고, 밭과 강변 사이를 지날 때엔 말 그대로 어두워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귀신이 나올까 무서운 것은 둘째치고 나는 전방 플래쉬를 달 지 않고 야간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이 날 실감했다. 앞으로는 잘 챙기든지, 안 챙겼으면 달리질 말든지, 아니면 근처에서 싸구려라도 얼른 구입해서 달고 타든지 해야겠다는 다짐을 몇 번이고 했다. 시간은 이미 ..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하늘을 날다 하하하 15km. 하하하 성장한 내 마음. 신나게 달리다가 이름도 처음 듣는 '마석역'을 지나게 됐다. Magic Stone Station. 스네이프 교수가 호그와트로 출퇴근하는 역 이름 같구나. 언제 또 와보랴 싶어 사진도 찍고 마석역 앞의 읍내도 둘러본다. 이차로를 중심으로 하여 양쪽으로 2-3층 가량의 상가가 늘어선, 전형적인 읍내 풍경이다. 닭 집에선 튀긴 닭 냄새가 흘러나오고 분식집에선 하루 종일 끓여 걸쭉해진 떡볶이에 윤기가 흐른다. 어디 들러서 식사를 하며 충전도 할까, 하며 북한강자전거길에선 습관이 된 노선 검색을 해 본다. 뭐래 이거. 아까는 15km랬는데 갑자기 19km가 넘게 나오다니.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며 부모보다 더 믿어왔던 지도 어플이지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마주치게 되..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경기도는 경기도 좋지 아라자전거길과 한강종주자전거길에서는 보지 못했던 자전거 신호등. 귀엽고 재미있다. 차는 한 대도 안 지나가 지만 빨간 불이니 기다리기로 한다. 자라섬이 여기였구만. 오려면 올 수 있었네, 라는 생각에 다시금 울컥한다. 치토스 표범처럼 언젠간 오고 말거야 라고 다짐한다. 북한강자전거길은 대체로 산과 밭 사이로 이어진 2차로라 편의 시설을 만나기가 어려웠다. 마침 그 자리에 있어 서는 안 될 것 같은 자리에 넓고 큰 편의점이 떡하니 있길래 들어가봤다. 큰 통으로 물을 준비해 갔지만 음수대 를 만날 수가 없어 1구간에서 다 마셔버린 뒤였다. 1+1로 세일 중인 괴상한 이름의 음료를 사 벌컥벌컥 마시는 데 앗, 휴대폰 무료 충전기가 눈에 띄었다. 서울에서 춘천까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동안에만 이미 휴대폰 배터리..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북한강은 부른다 그럼 출발. 완만하게 누운 산과 자전거길 좌우로 펼쳐진 밭. 소똥 냄새도 나는 것 같은 평화로운 길을 휙휙 지나간다. 북한강자전거길의 운치있는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나무다리 길. 조금 좁아서 나 같은 초보한테는 커브가 어렵 긴 하지만 천천히 달리다 보면 왼편의 강냄새와 오른편의 숲냄새가 섞여 몹시 흐뭇하다. 바퀴 아래서 달그락 달 그락거리는 나무다리의 감촉도 즐겁다. 여기에서 나는 자전거에 조금 익숙해졌답시고 달리는 와중 건방을 떨며 한 손으로 사진을 찍다가 강하게 펜스를 들이받았는데, 국부의 격심한 통증에도 좌절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계속 해서 즐겁게 달렸다. 고통을 잊게 하는 풍광, 대단하다. 물론 부위가 부위인만큼 다 잊은 건 아니고 때때로 생각 났다. 쭉쭉 시원하게 달린다. 해는 아직 중천이지만 ..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춘천으로 가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춘천시 춘천역까지 두 시간 40분. 어휴 끔찍해. 위의 루트에는 버스가 포함되어 있지 만 나는 자전거를 들고 가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만 이용해야 했다. 햇빛이 조금이라도 반사되라고 흰 티셔츠 입고, 운동용 운동화의 끈을 질끈 맸다. 인자 출발. 창 밖이 답답한 2호선만 아니라면 지하철도 대체로 탈 만하다. 보이는 풍경에 서울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점점 강하게 든다. 춘천에 거의 다 와가는 시점에야 이 사진을 찍으면서 앗차, 전방 후레쉬를 집에 두고 왔구나, 하고 무릎을 철썩. 속도계와 기어 사이의 빈 고리가 전방 후레쉬가 끼워져 있어야 할 자리이다. 지난 번 종주의 막판에 배터리가 나갔던 터라 방으로 들고 가 충전을 시켜뒀었는데 그걸 그대로 책상 위에 놓고 온 것이다. 수건.. 더보기
3. 4대강 북한강자전거길 - 북한강자전거길 6월 4일 수요일은 제 6대 지방선거, 6월 6일 금요일은 현충일. 그 사이의 5일 목요일을 휴가를 내어 연휴를 즐 기는 직장인들이 많다. 자전거도로에도 사람이 많지 않을까 걱정됐지만 나도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두번 째의 도전을 해 보기로 했다. 21km의 아라자전거길과 56km의 서울구간 한강종주자전거길 다음으로 짧은 것은 북한강종주자전거길. 남양주 시 운길산역 인근의 '밝은광장 인증센터'부터 춘천시 춘천역 인근의 '신매대교 인증센터'까지의 70km 코스이다. 기점은 출발점과 도착점을 포함해 총 4개. 그러니까 구간은 세 개인 셈이다. 각각의 구간은 15km, 25km, 30km 의 길이이다. 간략한 지도로 이동경로를 살피면 위의 녹색 실선과 같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북한강자전거길을 타는 방.. 더보기
2. 4대강 한강종주자전거길 -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여의도에서 뚝섬 가느라 강 건너 왔는데, 뚝섬에서 광나루 가자고 또 강을 건너야 하다니. 그리고 연희동의 집으 로 갈 때 또 건너가야 하겠지. 총각 뱃사공이라도 된 기분이다. 점점 찾기 어려워지는 인증 센터. 이번엔 자전거 도로 변의 소나무 그늘 아래에 숨은그림찾기처럼 서 있었다. 한밤중의 나무 그늘 아래라 인증센터 안은 어두어두컴컴. 이미 오래전에 꺼져버린 전방 후레쉬의 배터리를 꺼내 어, 몇 차례 흔들고 전극에 혀를 댄 뒤 꽂아 넣자 잠시나마 빛이 나온다. 짧은 틈을 타, 한강종주자전거길의 마지 막 스탬프를 찍는다. 이렇게 첫 째 장 완성. 제일 짧은 두 코스 달리면서 심연의 밑바닥까지 다녀 오다니. 하지만 호들갑은 내 장기라 굳이 탓하지 않기로 한다. 탓 같은 것을 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었기도 하다.. 더보기
2. 4대강 한강종주자전거길 - 무식과 용기는 만나선 안 돼 이왕 지친 몸 달려나 보자. 눈에 푹 익은 길이니 조금이라도 더 편하겠지. 며칠 전에도 왔었던 골든 라이탄 앞을 지난다. 그대 청년이여 무슨 사연 있관대 2인용 자전거를 홀로 타는가. 혹 단순한 체력단련이라면 멋대로 감정이입한 것 에 깊이 사과하겠소. 오 전임 시장님의 또 하나의 역작인 세빛둥둥섬. 못지 않은 역작인 아라뱃길을 지나와 이렇게 만나고 보니 감회 가 한층 더하다. 팔자 좋게 이런저런 사진 찍으며 온 것 같지만 사실 위의 사진을 찍을 때쯤 나는 크게 후회를 하고 있었다. 딱 마지막 한 방울에 컵의 물이 넘치듯, 여의도에서 뚝섬으로 오는 이 길의 어딘가에서 분이 넘치고 말았던 것이다. 집에서 나섰을 때부터 여섯 시간쯤 팟캐스트를 들었더니 아이폰은 딱 인증샷을 찍고 지도를 검색할 수 있을 정 도의.. 더보기
2. 4대강 한강종주자전거길 - 인터미션 이제 가야 할 길은 아라자전거길의 종착점인 한강갑문에서 한강종주자전거길의 출발점인 여의도로 가는 일종의 인터미션. 지도로 검색해 보니 한강변 따라 가는 길이라 이번에도 난이도는 별로 높지 않을 것 같다. 한강갑문에 도착하자마자 난 15km 남았다고 알려주던 여의도. 한강갑문서 스탬프 찍고 잠깐 쉬었다가 출발해서 페달 몇 번 돌리고 나니 14km 남았다고 또 알려준다. 참말로 고맙구먼.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이 코스는 꼭 한강변만을 달리지는 않았다. 강서지구의 한강공원을 가로질러 가기도 하 고, 일반도로 바로 옆을 달리기도 하고 하는 등 그때그때 어느 길로 가야하는지 긴장하며 판단을 하다 보니 어 느덧 눈에 익은 다리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장미꽃 사진 찍은지 40분 만에 도착한 선유도와 양화대교. 집에..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진짜로 시작 아라자전거길의 출발점은 아라서해갑문, 종착점은 아라한강갑문.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라뱃길을 고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코스이다. 지도에서도 대체로 직선 코스를 한참 달리게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잠시 달리다가 다리를 올라가게 되어 내려다 보니 저 멀리 서해갑문이. 인천 토박이로서 갑문을 바라보며 괜한 감상에 젖다가 갑문 왼편으로 멀리서도 잘 보이는 쌍망치를 보고 나니 다시 출발할 마음이 확 든다. 직선에 직선, 직선에 직선. 자전거를 아주 오랜만에 다시 타게 된 나 같은 사람한테는 라이딩의 기초 기술들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는 좋은 코스다. 자전거 도로가 널찍하고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아 연인끼리 천천히 함께 달려도 좋을 것 같다. 자전거길 내의 명승지, 관광지 안내에도 나와 있던 아라폭포..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서해갑문에서 어잇샤 어잇샤. 페달을 밟자. 7km도 넘게 떨어져 있다니 검암역까지 지하철로 편하게 온 부끄러움도 조금은 가 라 앉누나. 그냥 자전거 도로 위에 글씨 몇 자 써 놓은 것 뿐인데, 달리던 중 브레이크를 밟고 찍지 않을 수 없었던 그 장면. 어머나, 뭔가 시작되긴 시작됐나봐 하는 생각에 스르륵 웃음이 난다. 어쨌든 고맙긴 고마운 것이니 그 분에 대한 오마쥬의 마음으로 혀도 몇 번 날름거려 본다. 옳거니 오른 쪽의 저것이 수첩 판매처렷다. 4대강 자전거길 선배님들의 블로그를 보니 망치 모양 건물이라 하던 데 그것 참 직관적이고 좋은 설명이었구먼. 가까이서 보니 더욱 망치. 머리가 두 개 달린 쌍망치. 사생대회가 있었던 모양이다. 밖이 더웠는지 학부모와 아이들이 건물 내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었다. 화장실 ..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검암으로 가자 갑작스레 출발. 가방도 평소 강의에 들고 댕기는 큰 가방 챙겨서 그냥 나선다. 햇볕은 쨍쨍. 모래알로 밥해 먹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연희동의 집에서 10여 분 가량 달려 공항철도 홍대입구 역으로 향한다. 아라자전거길의 출발지인 서해갑문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다시 올라오는 것도 한 방법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라이더들은 일단 서해갑문에서 가장 가 까운 공항철도 검암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한 뒤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루트를 택한다고 한다. 같은 시간을 들여 똑같은 길을 두 번 왔다갔다 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차라리 더 멀리 가는 쪽이 재미있거나 유리하기 때문일 것 이다. 나는 거기에 더해 스스로의 체력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 것도 있었기 때문에 별 고민 없이 검암까지 지하철 을 타고 가기로 했다. 자전.. 더보기
1. 4대강 아라자전거길 - 아라 자전거길 부산에서 출발해 낙동강 길을 타고 올라오는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4대강 종주의 출발이라고 불리우는 아라 자전거길. 인천 서구 오류동의 '아라서해갑문'에서 출발해 서울 강서구 개화동의 '아라한강갑문'에서 끝나는 코 스이다. 위 지도에서 찔끔 그어진 노란 선에 해당한다. 표에 나온대로 총 거리 약 21km, 거점은 두 개이다. 출발지인 인천이 서해에 맞닿아 있고 종착지가 수도인 서울이라 첫 번째 코스로 선정되었다고 착하게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전임 대통령 이명박 씨와 전전임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씨의 실패한 역점 사업 중 하나가 아라뱃길 이었던 것을 생각해 보면 마냥 좋게만 봐 주기는 어렵다. 코스를 조금 더 자세한 지도로 보면 이렇다. 실제로 달리다 보면 김포를 지나게 되고 머리 위로 비행기가 나다닌.. 더보기
0. 4대강 자전거 길 종주 전기자전거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무렵부터 함께 바라왔던 일이다. 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도로를 통해 남한을 일주할 수 있다는 것. 실질적으로는 자전거 국토종주라고 해야 하지만 애석하게도 공식 명칭은 4대강 자전거길 종주. 이승만의 농지법 개혁이나 전두환의 과외 금지처럼, 피눈물을 머금고라도 공은 공이라고 인정해 주어야 할 17대 대통령 이명박 씨의 업적이다. 단지 기왕에 흩어져 있던 자전거 길을 정비하고 하나로 연결했다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 일주를 위해 국토교 통부와 안전행정부는 손을 잡고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이라는 수첩을 발행하였다. 녹색 바탕에 금색 글씨, 비닐로 한 번 더 감싼 표지, 자전거 그림 밑에 그려진 'PASSPORT라는 단어까지, 이 수 첩은 진짜 여권과 대단히 흡사하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