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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10. 우지(宇治) 2일차 아침 일찍 일어나 차를 마시며 다시 한 번 복습. 기모노와 함께 제공되었던 게다 용 양말. 기모노는 여관 것이지만 양말은 가져가도 되겠지 싶어 그대로 신고 나왔다. 체크아웃을 한 뒤 숙소에 짐을 맡겨두고 길을 나섰다. 우지가와 강변을 따라 쭉 걷는다. 목적지가 따로 있었지만, 이 산책로만을 위해 우지를 찾았다 하더라도 나는 후회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름날 달밤에 호젓하게 혼자 걷는다면 꿈을 꾸는 기분이 들 것 같은 길이었다. 강이 깊지 않아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걸으면서 들은 몇 개의 팟캐스트에서는 예외 없이 서울에 대폭설이 내려 교통이 정체되고 곳곳에서 사고가 잇달았다는 뉴스가 나왔다. 가깝지만 다른 나라이긴 다른 나라이구나. 나이 먹어서 오한이 자주 들면 일본으로 은퇴하는 것도 고.. 더보기
6. 자체 정비 6일차.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여우비가 내린다. 전날 빨아서 밖에 널어놓은 빨래는 모두 잘 젖어 있었다. 마지막까지도 항상 신기했던 풍경. 교토에서 본 일본인들은 정말로 남과 녀, 노와 소를 막론하고 자전거를 엄청나게 잘 탄다.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있는 것은 노상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나는 아주 평온한 얼굴로 한 손에 우산 들고 한 손으로 샌드위치를 먹는다든지, 한 손에 아이팟을 들고 다른 손으로 맥주를 마신다든지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자전거를 잘 탄다기보다는 생에 대한 애착이 적은 편이라고 이해해야 하는 것일까. 방으로 돌아가 파노라마 사진을 찍어봤다. '지구호'의 도미토리 룸은 17인실이다. 인도 여행을 할 때에도 이 정도 크기의 도미토리 룸은 본 적이 없다. .. 더보기
5-1. 금각사 라인 교토 여행기의 제목에서, 맨 앞에 붙이는 숫자는 일차이다. 그러니까 5라고 붙어 있으면 5일차인 셈이다. 그 날 하루의 일을 하나의 기사에 다 쓰기 곤란할 때에는 -를 붙여 구분하기로 한다. 5-1이면 5일차에 있었던 여러개의 일기거리 중 첫번째 묶음이다. 오사카 소풍의 둘째 날이었던 4일차에는 시내를 좀 돌아다니다가 오후에 교토에 돌아와 쉬었다. 짧은 일정으로 모르는 도시에 가고 또 오랜만에 시끌벅적한 공연을 보고 해서 지쳤던 모양이다. 그렇게 충전하고, 5일차에는 본격적 탐방 시작. 오전부터 저녁까지는 '교토는 정사각형'에서 오른쪽 윗변에 해당하는 금각사 라인을 돌아보기로 했다. 교토에는 수백 개의 절이 있다지만 그래도 그 가운데 좀 더 유명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천박한 비유이긴 하나, 버스로 약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