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2012. 12. 29. 08:30

 

 

 

 

 

신치림의 노래 중에서는 저녁 지하철의 고단함을 잘 그린 <퇴근길>을 제일 좋아하긴 하지만, 학교 근처에 살고

 

있는 내 퇴근길은 골목에 도보. 그 중 서문에서 삼 분 가량 내려가다가 갑작스레 왼쪽으로 열려 있는 작은 골목

 

은 사계절 어느 시간에 렌즈를 갖다 대어도 마음에 와 닿는 사진을 푹푹 토해낸다.

 

 

 

 

 

 

 

 

 

 

 

 

 

 

거주는 서문, 공부는 문과대, 유흥은 홍대 인근이라 연대에 다니면서도 좀처럼 지날 길 없는 삼거리. 요 몇 년 사

 

이의 트리들 가운데 가장 모양이 예쁘게 나와준 올해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이제 곧 내려가겠구나 싶어 책을 읽

 

다 산책삼아 가 보았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2000년대 초반의 서커스 텐트 같았던 트리.

 

 

 

 

 

 

 

 

 

 

 

 

 

 

의도한 것은 아닌데 찍고 보니 꼬깔 모자를 쓴 호머 심슨 같이 나왔다. 별 내용 없는 근황 일기는 한동안 쓰지 않

 

다가, 텅 빈 연구실에 열댓 시간을 앉아 공부를 하고 난 멍한 머리로 그냥저냥 올린다. 아침 여덟 시 반. 야간조

 

퇴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