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7

숙제하기 싫여

최대호 2007. 4. 28. 01:47





동그라미 쳐진 부분을 보라. 무려 16세! 일반인이 생각하는 '레고'의 연령기준이 보통 4-6세, 적정한

경제 수준의 성인 레고 매니아들이 접할 수 있는 제품의 연령기준이 대범하게 설정하여 6-12세임

을 고려해 보면, 이것은 단순히 제품군의 난이도에 의한 분류가 아니라 레고를 하나의 사회적 현

상-문화적 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인식구조, 그리고 다변화하는 인간양상을 상호존중의 차원에서

모두 인정해 줄 수 있는 포스트 모더니즘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단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를 완성하는 데에 보통 한시간 사십분에서 두시간이 걸리는 레포트를 24시간 내에 여덟편을 써

야 하는 현실에서 잠시 도피하던 중 시야를 장악한 저 장대한 16이라는 수치. 이 두 눈으로는 평생

에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이베이나 수입대행업체를 통해서 구해야 한다고 한다. 가격

은 약 십육만원. 며칠 전 어린이날 시즌을 맞아 스스로에게 사천팔백원짜리 레고를 사줄까 말까

백화점의 장난감 코너에서 삼십분간 고뇌한 끝에 쓸쓸히 발걸음을 돌렸던 나로서는 차라리 반가운

소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