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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4

후우후우

마지막 몇번에서 숨을 몰아쉬며 생각한다. 노래의 가사라는 것을, 적재적소에서 절감하게 되는 때가

있다. 요새 하루에도 수십번씩 생각하는 가사는 언제나 곁에 있는 나를 생각해도 아니고 너를 만난

후로 매일 달라진 펀 데이스도 아니다.


주워들은 것이 있어, 한차례에 모든 기구를 죽을 때까지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정한 한차례

의 순차를 세번씩 하는데, 세번째에는 정말 죽을 맛일 때가 있다. 후욱후욱하고 앞을 사납게 노려보

다가 어느 순간에 절로 떠올라 버리는 가사는, 단 한가지 약속은 끝이 있다는 것. 말도 안 되는 가사

의 헬스클럽 아가씨는 망상 저 너머로 안녕한지 오래.


이건 말하면 안 되지만, 요새의 운동 파트너인 남사장과 나는 좀 짝퉁 운동가들이라, 운동하고 난

뒤에는 피자나 닭고기등의 기름기 넘치는 음식을 미친듯이 먹어댄다. 그런 것들을 먹기 위해서는

관교동 인근에 급속하게 생긴 상가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데, 그런 때엔 또 다른 한가지 생각

뿐이다. 제발, 여중생, 여고생들, 한참때의 색시들, 그렇게 짧은 옷은 입지 말아 BoA요. 이 오빠

는 가정이 있는 몸이예요.


어떠한 미학적 추구나 특정한 동기도 없이 오로지 덥기 때문에 짧게 깎은 머리에, 몸매가 아니라 기

초체력을 위한 운동생활에, 윤리에 고민하면서도 볼 건 하나 안 빼 놓고 알차게 다 보는, 그리고 드

디어 보아에게 넘어가 버린, 나는 아저씨가 되었다. 후우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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