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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2003

인풍루에 누워 배를 두드리며 한 숨 잤으면.




어제는 허수의 여자친구분을 만나 7일부터 18일까지 40%할인 이벤트를 하는 베니건스에 갔었다.

빠른 81년생, 즉 우리보다 한학년이 위인 (수나 나나 재수니까 실제로는 두 학번이 위인)그 여자분에

게 동갑이라고 계속 속여오던 수는 베니건스에서 하는 이벤트 응모에 주민등록번호를 적다가 그만

들켜 버렸다. 후후. 칵테일은 별로였다. 데킬라 들어간 것이 조금 마실만 하더군.


영화 '시카고'를 봤다. 안개씨의 충고가 조금만 빨랐더라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영화

종반부에서는 거의 눈을 감고 재즈의 선율을 즐겼다. 사람마다 듣기만 해도 미치기 시작하는 음악

장르가 있을 것이다. 내게는 재즈가 그렇다. (후후. 민지씨. 이 뒷이야기는 비밀.)


한 룸메이트는 우리 집으로 놀러왔던 여자친구분을 바래다 주러 나간 뒤 게임방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에야 돌아왔다. 나머지 룸메이트와 담소를 나누고 게임을 하다가 잠이 들었다.


점심즈음에 일어나 학교로 올라갔다. 비가 와서 꽃이 져 있으면 어쩌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도

아직 많이 남아 있었다. 사진만으로 보면 얼마든지 예뻐해 줄 수 있는 송지희님과 꽃사진을 찍고

수업에 들어갔다. 수업 도중에 출석을 하길래 이름을 부르고 잽싸게 나와 일기를 적는 중이다.


어쩐지 피곤하다. 일기도 써야 한다는 생각은 있는데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것 외에는 도무지 힘이

나질 않는다. 오늘 저녁에는 고기를 먹고 술을 마셔야 하겠다.


사진은 아직 안 올린 몇 장의 대전 답사 사진 중 하나. 인텔리하게 보이고자 안경을 써 보았으나 역시

머리때문에 역부족이다. 무슨 사진을 올릴까 하고 뒤적이다가 문득 이 사진의 배경에 있는 '인풍루'

가 눈에 띄어 그곳에 잠시 앉아 쉬고 싶은 마음에 올려 보았다.


야, 이름 좋다 인풍루. 바람을 부르는 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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